
올해 한국을 찾은 외래 관광객이 23일 기준 1850만 명을 넘어 연간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 수가 누적으로 최고 187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이 함께 늘어나지는 못해 관광객 수와 관광 수익 간 디커플링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방한 수요를 밀어 올린 동력은 복합적이다. K콘텐츠 확산과 항공 공급 회복, 한국 여행 선호 현상이 겹쳤다. 여기에 원화 약세 현상이 한국을 ‘가성비 여행지’로 만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원·달러 평균 환율(매매기준율)은 2019년 1165.7원에서 올해 12월 26일까지 1421.9원으로 22.0% 상승했다. 외국인 입장에서는 달러로 구매할 수 있는 원화가 늘어나 체감하는 여행 경비가 낮아지는 만큼 방한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문제는 관광객 수 증가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야놀자리서치가 올해 1~9월 관광지표를 분석한 결과 이 기간 관광 수입은 142억 3000만 달러, 원화로 20조 448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 같은 기간 154억 3000만 달러(22조 1651억 원)의 92.2% 수준에 그쳤다. 외래 관광객 1인당 지출도 올해 1010달러(145만 원)로 2019년 1193달러(171만 원) 대비 15.3% 감소했다. 원화 약세의 영향도 있지만 야놀자리서치는 환율 효과와는 별개로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구조가 변화하면서 1인당 지출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관광객 증가에도 객단가 감소로 수익성이 추락한 대표적인 업종이 면세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면세점 매출은 10조 4178억 원으로 전년 동기 12조 4521억 원 대비 약 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면세점 이용객은 오히려 2451만 명으로 소폭 늘었고 외국인 이용객도 904만 명 증가했는데 매출은 줄어든 것이다.
이는 면세점 방문객 1인당 지출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기준 면세점에서 구매한 외국인 이용객의 1인당 지출액은 2019년 879달러(126만 원)에서 2025년 607달러(87만 원)로 낮아졌다. 외국인들이 명동 등 유명 관광지의 로드숍·편집숍을 방문해 체험형 소비를 하는 것을 선호하고 고가의 명품 중심의 쇼핑에서 일상·취향 소비로 관광 트렌드가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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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인천국제공항에서 면세 사업을 하던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 인하를 요청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각각 올해 9월과 10월 위약금을 내고 철수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면세점 업계는 공항·시내 면세 모두 프로모션 비용, 임대료·수수료 부담이 커질수록 매출이 늘어도 이익이 남기 어려워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관광 업계에서는 공연·전시, 스포츠 경기처럼 일정이 정해진 콘텐츠를 여행 일정에 묶어 외국인 관광객들의 체류일을 늘리고 야간 관광과 지역 이동을 붙인 상품으로 소비 동선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내년부터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 성과를 ‘몇 명이 왔나’만으로 평가하기보다 관광객이 한국에서 얼마를 쓰고 얼마나 머물렀는지 같은 지표를 함께 분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대급 방한객’ 흐름이 실제 수익과 부가가치로 얼마나 이어질지는 내년 시장에서 확인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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