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새벽배송 노동자 사망한 쿠팡, 관련 정보 공개 안해…노조 “쿠팡은 전말을 공개해야”

2025-12-02

지난 10월 쿠팡에서 새벽배송 업무를 하던 택배노동자가 뇌출혈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지만, 쿠팡 측은 고인의 노동 실태 등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올해에만 쿠팡 택배 및 물류 노동자 8명이 사망했다.

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원회,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이) 이번 사망사고에 대해 그간 제공해 오던 정보들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사회적 논의를 의식한 고의적 은폐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과로사 사건은 사건 파악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사측이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묻힐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쿠팡은 조속히 사망사건의 정보를 공개하고, 과로방지를 위한 협의에 성실하게 임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0월15일 쿠팡 일산2캠프에서 새벽배송을 하던 택배노동자 A씨가 자택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져 사망했다는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10월2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야간 퀵플레스 기사가 사망했다며 “쉬는 날에도 나와서 사실상 휴무가 거의 없이 계속 장시간 일하신 것 같다. 이런 상황을 장시간 방치한 대리점이 제일 이해가 안 된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이후 노조는 A씨가 뇌졸중으로 자택에서 사망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이용우 의원실이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에 공식적으로 관련 보고를 요구했으나, 쿠팡은 “유족이 원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사망 경위, 노동 조건, 과로 여부 등에 대한 어떠한 자료 제출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쿠팡은 노동자 사망사고가 발생했을 때 고인의 인적사항과 근무형태, 사망경위, 노동시간 등 조건 등을 포함한 자료를 제출해왔다. 쿠팡 전산시스템에는 노동자의 근무시간, 배송물량 등 정보들이 모두 기록돼있다.

강민욱 택배노조 쿠팡본부 준비위원장은 “쿠팡은 또 다시 지병에 의한 사망으로 책임회피가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사망자가 어떻게 새벽배송을 해왔는지, 노동시간과 노동강도는 어떠했는지, 지난달 제주에서 돌아가신 고 오승용님처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고인의 사망 원인이 과도한 야간노동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원인이 있는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사업자의 의무인 재해발생 신고가 이뤄졌는지, 산재보상 신청이 있었는지 등 최소한의 정보 확인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망사고를 포함해 올해만 해도 쿠팡 택배 및 물류 노동자 8명이 사망했다. 이 중 6명이 야간노동자였다. 물류센터 노동자는 4명 모두 야간 업무였고, 택배노동자는 2명이 야간, 2명이 주간이었다.

CLS 관계자는 “고인 소속 위탁배송업체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고인은 평소 고혈압이 있으셨고 폐렴 합병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지병으로 돌아가신 경우 영업점에 자료를 요청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관련 내용을 확인해보겠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쿠팡 배송캠프와 물류센터에 대한 실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노동부는 사망사고가 일어난 물류센터 4곳과 배송캠프 3곳, 배송 위탁계약을 한 대리점 15곳을 대상으로 야간노동, 휴게시간, 노동자 건강진단 등을 살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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