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 인기 관광지들이 “깨끗함”과는 거리가 먼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폐기물 처리 전문 업체 ‘이글 덤스터 렌탈(Eagle Dumpster Rental)’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주요 관광 도시들 중 길거리 청결도가 가장 낮은 도시들이 순위로 공개됐다.
이 연구는 ▲Numbeo의 오염지수, ▲Atlas D-Waste의 폐기물 발생량, ▲각 도시별 쓰레기 관리 자료를 바탕으로 종합 점수를 매겼다. 점수가 높을수록 길거리 위생 상태가 나쁘다는 의미다.
물론, 이 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도시들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여행지들이다. 하지만 화려한 관광명소 뒤편에 숨겨진 ‘불편한 진실’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10위. 파리, 프랑스
청결도 점수: 60.26
낭만의 도시 파리. 하지만 화려한 에펠탑 뒤편, 번화한 거리에는 쓰레기통이 넘치고 보도에는 담배꽁초가 나뒹군다. 특히 관광객이 몰리는 중심가일수록 관리가 어려워진다. 그래도 그 아름다움을 포기하긴 어렵다.
9위. 마라케시, 모로코
청결도 점수: 64.09
다채로운 색과 향신료, 시장의 활기까지… 매력 넘치는 마라케시지만, 특히 메디나(구시가지) 지역에서는 청결 상태가 다소 열악하다. 생동감 넘치는 현지 분위기를 경험하는 동시에 발밑을 한 번 더 확인하자.
8위. 샌프란시스코, 미국
청결도 점수: 68.87
다양성과 예술의 도시지만, 중심가 거리 곳곳의 위생 문제는 방문객들에게 충격을 안겨주기도 한다. 노숙인 문제와 복합적인 도시 과제가 거리 위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7위. 방콕, 태국
청결도 점수: 70.41
화려한 사원, 시장, 야시장 먹거리로 가득한 방콕. 하지만 비 오는 날의 배수 문제나 거리 청소의 부재로 다소 지저분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콕 특유의 활기는 잊을 수 없다.
6위. 아테네, 그리스
청결도 점수: 70.82
고대 유적과 현대 도시가 공존하는 아테네. 특히 여름철 피크 시즌에는 쓰레기 수거가 지연되기도 한다. 신전의 감동과 함께 도심의 현실을 마주하게 될 수도 있다.
5위. 멕시코시티, 멕시코
청결도 점수: 70.84
음식, 문화, 거리예술이 넘치는 도시. 하지만 대도시 특유의 쓰레기 문제는 피하기 어렵다. 번화가를 조금만 벗어나도 눈에 띄는 위생 문제를 목격할 수 있다.
4위. 리우데자네이루, 브라질
청결도 점수: 77.53
이과수 폭포와 해변, 삼바의 도시. 하지만 급격한 도시화와 빈부격차로 인해 거리 환경은 정비되지 않은 곳이 많다. 아름다운 풍경과 대비되는 도시의 현실이 공존한다.
3위. 카이로, 이집트
청결도 점수: 81.17
피라미드의 도시, 카이로는 활기와 혼돈이 동시에 존재한다. 세계에서 가장 혼잡한 도시 중 하나로, 거리 위생과 대기오염이 큰 과제로 지적된다.
2위. 뉴욕, 미국
청결도 점수: 81.76
세계의 수도라 불리는 뉴욕. 하지만 900만 인구와 매년 수천만 명의 관광객이 몰리며 거리 위생 관리가 쉽지 않다. 특히 지하철역, 번화가 주변에서는 쓰레기나 악취 문제도 빈번히 발생한다.

1위. 로마, 이탈리아
청결도 점수: 82.44
영원의 도시 로마가 이번 조사에서 ‘가장 더러운 관광 도시’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쓰레기 문제는 수년간 시민들의 주요 불만 중 하나였다. 아름다운 유적과 고대 건축물이 넘쳐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무단 투기나 쓰레기 수거 지연 현상이 자주 발생한다.
여행 팁: 청결도는 낮아도, 여행의 가치는 여전
이 보고서는 “이 도시들을 가지 말라”는 경고가 아니다. 오히려 여행자에게 현실적인 기대치를 갖도록 돕는 정보에 가깝다.
여행은 언제나 예측 불가하고, 약간의 불편도 여행의 일부가 된다. 다만 손 소독제와 닫힌 신발, 그리고 열린 마음가짐만 챙긴다면, 이 도시들도 여전히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