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 LG 트윈스 좌완 에이스 손주영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노히트 피칭을 기록하며 새 시즌 희망을 드리웠다.
손주영은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5 KBO리그 시범경기 2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을 책임졌다. 56개의 볼을 뿌리며 피안타 없이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9㎞를 찍었다.
손주영은 1회 톱타자 배정대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로하스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허경민을 상대로 시속 138㎞ 커터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뒤 김민혁까지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끝냈다.
2회는 삼자범퇴로 끝냈다. 첫 타자 오윤석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커터(139㎞)로 삼진처리한 뒤 오재일과 장진혁을 각각 우익수 뜬공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3회에서는 선두타자 강현우를 우익수 뜬 공, 다음 타자 김상수를 삼진으로 마무리했다. 배정대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로하스를 3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4회에도 거침이 없었다. 선두타자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한 뒤 김민혁과 오윤석을 각각 중견수 뜬공과 3루수 땅볼로 잡아 또 한 번의 삼자범퇴로 매듭짓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5회부터는 최채흥과 교체돼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손주영이 신바람 투구를 이어가는 동안 타선도 일찌감치 대량득점하며 힘을 실어줬다. LG가 1회초에만 4득점하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KT 선발 오원석을 상대로 선두타자 홍창기의 볼넷과 박해민의 안타, 오스틴의 볼넷이 이어지며 잡은 무사 만루 찬스에서 4번 타자 문보경이 때려낸 좌전안타에 주자 두 명이 잇달아 홈을 밟았다.
김현수의 2루수 앞 땅볼로 인한 1사 1,3루 찬스에서 오지환이 1루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박동원의 볼넷과 문정빈의 우전안타를 묶어 다시 두 명의 주자가 홈을 밟았다.
하지만 LG는 손주영이 만든 리드를 지키지 못 했다. 주축 선수들을 한꺼번에 교체한 6회에 대거 7실점하며 4-9로 역전패했다. 6회 마운드에 오른 이지강과 우강훈, 김유영이 잇달아 흔들린 데다 두 차례 실책까지 더해지며 실점 위기마다 무너졌다. LG는 하루 전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1-5로 패한 데이어 두 경기 연속 선취 득점한 뒤 역전을 허용했다. 반면 KT는 오원석 이후 마운드에 오른 최동환, 우규민, 주권, 김민수, 손동현, 박영현이 무실점 계투를 이어가며 LG 타선을 봉쇄했다.
손주영은 염경엽 감독의 선발투수 육성 프로젝트가 빚은 첫 열매다. 지난해 5선발 역할을 부여 받은 뒤 기대를 충족시키며 LG 선발 로테이션에 뿌리를 내렸다. 28경기(선발 27경기)에 등판해 144와 3분의 2이닝을 던지며 9승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삼성 원태인(3.66)에 이은 국내 선수 2위. 외국인 선수들까지 포함해도 전체 8위에 해당한다.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자마자 LG의 왼손 에이스 역할을 꿰찼다.
선발 2년 차인 올 시즌엔 4선발로 한 계단 올라섰다. 로테이션 순서로는 두 번째다. 오는 23일 잠실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 2연전의 두 번째 경기에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올 시즌 목표는 160이닝과 15승. 소속팀 LG를 넘어 국내 정상급 왼손 선발로 자리매김한다는 각오의 표현이다. 이와 관련해 염 감독은 “올 시즌에도 좋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내년엔 개막전 선발로 내고 싶다”며 손주영의 상승세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