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몰린 예식장… 2024년 22만쌍, 증가율 역대 최고

2025-03-20

통계청 2024 혼인·이혼 통계

젊은층 인식 변화·정책 등 영향

전년比 2만8755건·14.8% 증가

초혼 연령 男 33.9세·女 31.6세

외국인과 혼인도 5.3% 늘어나

베트남인 아내·미국인 남편 최다

지난해 혼인 건수가 22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3만건 가까이 늘며 2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2차 에코붐 세대’인 1990년대생들이 결혼 적령기에 들어선 데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결혼 수요가 몰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혼인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정부 정책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통계청이 20일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22만2412건이다. 이는 23만9159건이었던 2019년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만8755건(14.8%) 증가했다. 증가 폭은 1996년(3만6427건) 이후 최대이며, 증가율은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고다.

1996년까지만 해도 40만건 수준이던 혼인 건수는 1997년(38만8960건) 30만건대로 내려온 뒤 등락을 거듭하다 2016년 20만건대에 진입했다. 코로나19 확산기인 2021년에는 19만2507건을 기록, 20만건 밑으로 떨어졌다. 이듬해 19만1690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찍은 혼인 건수는 2023년(19만3657건) 증가로 전환한 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늘었다.

박정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30대 초반 인구가 증가한 것과 코로나19로 혼인이 감소했던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혼인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혼인에 대한 긍정적 인식 확대, 혼인을 장려하는 정부 정책 등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粗)혼인율은 4.4건으로 전년보다 0.6건 증가했다. 이 역시 2019년(4.7건)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시도별 조혼인율은 대전이 5.6건으로 가장 높았다. 2위는 세종(4.8건), 3위는 경기(4.6건)였다. 조혼인율이 가장 낮은 시도는 부산(3.5건)과 경남(3.5건)이었다. 전체 혼인 건수는 모든 시도에서 전년 대비 증가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2만1000건으로 전년 대비 5.3%(1000건) 늘었다. 전체 혼인 중 외국인과의 혼인 비중은 9.3%로 전년보다 0.8%포인트 줄었다. 외국인 배우자 중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32.1%)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중국(16.7%), 태국(13.7%) 순이었다. 남편의 국적은 미국(28.8%), 중국(17.6%), 베트남(15.0%) 순이었다.

지난해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9세, 여자는 31.6세였다. 전년과 비교하면 남자는 0.1세 하락했고 여자는 0.1세 상승했다. 박현정 과장은 “남자 초혼 연령이 하락한 것은 코로나19의 영향이 있던 2020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라며 “30대 초반 연령대에서 남자 혼인이 증가하면서 초혼 연령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남자의 연령별 혼인 건수는 30대 초반(39.1%)이 가장 많았고 다음은 30대 후반(19.4%), 20대 후반(17.9%) 순이었다. 여자의 연령별 혼인 건수는 30대 초반(37.9%), 20대 후반(28.9%), 30대 후반(13.2%) 순으로 많았다.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1151건으로 전년보다 1.3% 감소했다. 2020년부터 5년째 감소세다. 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인 조이혼율은 1.8건으로 1년 전과 같았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50.4세, 여자 47.1세로 남녀 모두 전년보다 0.5세 상승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는 3.9세, 여자는 4.3세 상승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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