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부리그' 전락한 코스닥…구조 개편 손놓은 거래소

2025-08-17

국내 증시에서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날로 심화하고 있지만 주식시장 구조 개편 작업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거래소는 올해 2월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 개선을 위한 연구용역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정작 6개월 간 관련 작업은 전혀 진행되지 않았다.

18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거래소는 올 초 국내 주식시장 구조 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했다고 했지만 실제로 현재 진행 중인 연구는 단 한 건도 없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올 2월 기자 간담회에서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시장에 대해 전체적으로 구조적 측면에서 개편을 하는 게 필요해 정책당국과 거래소, 연구기관이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3개 시장에 필요한 시장 구조 개편을 통해 투자자 신뢰 확보에 중점을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거래소는 지난 해 7월 코스닥시장본부에서 좀비기업 퇴출제도 개선 방안과 모험자본 생태계 강화 방안 마련을 골자로 진행한 연구 용역 외에는 주식시장 구조 개편과 관련해 진행 중이거나 준비 중인 연구 용역은 없다. 거래소 관계자는 “탄핵 정국과 새 정부 출범 이후 금융당국의 조직 개편이 맞물렸다”면서 “주식시장 구조 개편은 살펴볼 수 밖에 없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의 주식시장 구조 개편 움직임이 지지부진하자 업계에서는 시장 별 특성과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코스닥 시장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새 정부의 증시 부양 기대감만으로 코스피지수는 단번에 3200선 돌파에 성공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800대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도쿄증권거래소는 2022년 5개로 나뉘어졌던 시장을 프라임·스탠더드·그로스로 개편, 우량 기업을 위주로 시장을 키웠고 최근 닛케이지수는 1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올 7월 코스닥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5조 9058억 9800만 원으로 1월(6조 9389억 2900만 원) 보다 14.8%(1조 330억 3100만 원)나 감소했다. 코스피 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월 9조 6177억 9400만 원에서 7월 12조 9597억 6100만 원으로 34.7%(3조 3419억 6700만 원)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월평균 회전율도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 달 코스닥 월평균 회전율은 34%로 6월(35.1%) 보다 낮다. 같은 기간 코스피 월평균 회전율이 16.9%에서 17.7%로 오른 것과 상반된다. 코스닥 시장에서 월평균 회전율이 감소세를 보인 것은 코스피 시장과 달리 외국인 등 다양한 투자자의 유입이 많지 않다 보니 거래가 위축돼 ‘손바뀜’이 빈번하지 못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중소기업 전용 시장인 코넥스 시장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올해 들어 이달 12일까지 코넥스 시장 상장 신청 기업은 ‘0’건이다. 코스닥 시장이 소외 받는 상황에서 중소·벤처 기업들로만 이뤄진 코넥스 시장의 어려움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해외 상장 보다 국내 상장을 더 유치하고,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줄일 수 있는 코스닥 활성화 방안 마련 같은 시장 구조 개편 움직임이 더 많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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