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난에 처한 인텔이 독일·폴란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건설을 백지화하고 직원 수를 추가로 감축하며 구조조정 강도를 높이고 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4일(현지시간) 전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파운드리 사업을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구축해나갈 것”이라며 “지난 몇 년 동안 회사는 수요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이른 시점에 과도한 투자를 감행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업계 베테랑인 탄 CEO는 지난 3월 인텔 수장에 올랐다.
인텔 파운드리 사업은 내부 거래가 대부분이다. 외부 고객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 CEO는 “앞으로 고객 수요에 철저히 부합하는 방식으로 공장 확장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은 기조에 따라 기존에 계획했던 독일과 폴란드 공장 프로젝트를 더이상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국 오하이오 공장 건설 속도도 더 늦추기로 했다고 전했다.
탄 CEO는 “우리는 전체 인력의 약 15%를 감축하는 계획을 실행 중”이라며 “인력 감축과 자연 감소를 통해 연말까지 전 세계 직원 수를 약 7만5000명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2분기에 감원의 상당 부분을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날 인텔은 2분기 매출이 129억달러(약 17조원)로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치인 119억달러를 넘어선 수치다. 하지만 순손실은 29억달러로 1년 전의 16억1000만달러에 비해 손실 폭이 커졌다.
탄 CEO는 인텔 18A 공정(1.8나노급)의 대규모 양산 체제 전환을 최우선 과제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대형 외부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업을 기반으로 14A(1.4나노급) 공정을 새롭게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탄 CEO는 “앞으로 인텔 14A에 대한 투자는 확정된 수주를 바탕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더 이상 백지수표는 없다. 모든 투자는 경제적 타당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텔은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의미 있는 외부 고객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14A 및 후속 공정 개발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