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 가면 N성수부터 간다"…올리브영, 성수에 만든 글로벌 랜드마크

2025-11-17

국내 트렌드세터가 움직이면 외국인이 따라왔다…'목적지 소비' 현실화

유동인구 2000만↑·결제 4900억↑…N성수 이후 성수 상권 폭발적 성장

외국인 방문 86% "사전 계획"…N성수, 여행 코스로 자리잡다

팝업 2배 증가·체험 3만 돌파…K뷰티 실험실로 진화한 오프라인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한국에 오면 꼭 들러야 한다고 유튜브에서 봤어요."

올리브영N 성수 오픈런 직후 매장 안에서 만난 25세 미국인 리스빅은 "남성 혼자 왜 이곳에 왔느냐"는 질문에 "한국에 오면 꼭 들러야 한다고 유튜브에서 봤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혼자 한국을 여행 중이라며 "미국에서도 남성 스킨케어 관심은 많지만 K뷰티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라고 말했다. 오전 10시 문을 연 직후의 N성수 매장 안은 이미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볐고 입장을 기다리는 줄은 오픈 전부터 성수 골목을 채웠다. 오픈 1년을 맞은 올리브영N성수의 익숙한 풍경이다.

CJ올리브영(이하 올리브영)은 17일 1주년 브리핑을 열고 성수 상권의 변화를 데이터로 발표했다. 핵심 메시지는 "성수를 K뷰티 글로벌 허브로 만든 중심에는 올리브영N성수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 N성수는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250만 명을 돌파했고 성수를 찾은 외국인 방문객 중 75%가 이곳을 찾았다. 체험 서비스 이용객은 3만 명에 달했고 올리브멤버스 라운지는 4만 명이 넘게 이용했다.

올리브영 데이터인텔리전트팀 유영환 팀장은 성수의 지난 1년을 "트렌드의 무게추가 빠르게 이동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과거 성수는 1970~80년대 수제화 산업의 중심지였고 2005년 서울숲 개장을 계기로 걷고 머무는 도시로 변했다. 이후 2016년 대림창고·언더스탠드에비뉴 등으로 문화 콘텐츠 허브로 자리잡았지만 2024년 변화는 그 어느 때보다 급격했다.

특히 N성수 런칭 이후 1년간 성수는 외형적으로도 폭발적인 확장을 기록했다. 연간 유동인구는 2억 9000만 명으로 전년 대비 2000만 명 증가했고 연간 총 결제 금액은 2조 7000억 원으로 4,900억 원 늘었다. 연간 결제 건수 역시 7706만 건으로 581만 건 증가했다. 유영환 팀장은 "결제 건수 증가의 중심에는 뷰티 카테고리가 있었고, 그 흐름을 견인한 핵심 거점이 N성수였다"고 설명했다.

브리핑에서 주목을 받은 부분은 '국내 트렌드세터 → 외국인 소비 → 상권 확장'으로 이어지는 흐름이었다. N성수는 1,500개 매장 중 국내 고객 방문 1위를 기록하는 곳으로 신제품을 빠르게 경험하고 SNS를 통해 트렌드를 확산시키는 '트렌드세터' 소비자층이 집중돼 있다. 올리브영은 이러한 국내 고객의 움직임이 외국인 방문으로 이어지며 K뷰티 소비를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N성수를 찾은 외국인의 86%는 "방문 자체를 사전에 계획했다"고 답해, 매장이 단순한 관광지 이상의 '목적지'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줬다.

현장에서도 그 흐름은 뚜렷했다. 일본에서 어머니와 함께 방문한 사키 씨는 "3박 4일 한국 일정 중 벌써 두번째 방문"이라며 이너뷰티와 프로틴 제품을 구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방문 증가에 힘입어 N성수의 외국인 결제건수는 오픈 이후 79% 급증했다. 특히 일본, 동남아, 중국 순으로 방문객이 많았다.

국내 고객의 빠른 트렌드 소비와 외국인의 'K뷰티 체험 니즈'가 결합되면서 성수 상권 자체도 달라졌다. N성수 오픈 전 월평균 8건 수준이던 뷰티 팝업스토어는 14건으로 늘었고 팝업 위치도 성수역 인근 좁은 범위를 벗어나 연무장길 전반으로 확장됐다. 메디힐×KBO 등 인기 팝업에는 월 2만 명 넘는 방문객이 몰리며 성수가 'K뷰티 실험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지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브리핑 후에는 올리브영의 해외 확장에 대한 질문도 쏟아졌다. 뉴포맷리테일팀 최현아 팀장은 "공식적으로 확정된 건 없지만 N성수에서 검증된 요소는 글로벌 매장 설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답했다. 트렌드세터 중심의 체험형 포맷이 해외 소비자에게도 유효할 가능성을 열어둔 셈이다.

마지막으로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N성수는 단순한 매장이 아니라 K뷰티 혁신을 실험하는 공간"이라며 "국내 고객에게는 테스트베드, 해외 고객에게는 리얼 K뷰티의 첫 경험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ky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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