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 최대 부호’ 무케시 암바니(68) 인도 릴라이언스그룹 회장이 삼성전자의 본진(本陣)인 수원 사업장을 방문한다. 5G·6G 통신장비 및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분야 협력을 확대한다는 신호다. 암바니 회장과 오랜 인연을 맺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네트워크 경영’이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암바니 회장과 장남인 아카시 암바니(34) 릴라이언스 지오 인포컴 이사회 의장이 25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 부자(父子)는 방한 당일 오후 이 회장과 함께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에 들러 5G 통신장비 생산라인과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을 둘러볼 예정이다. 암바니 회장이 삼성 사업장에 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암바니 부자가 직접 현장을 찾은 만큼 후속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암바니 부자는 이후 서울 모처로 자리를 옮겨 이 회장과 만찬을 갖는다. 만찬에는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도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네트워크 사업부는 중국 화웨이,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와 경쟁한다.
이번 회동의 의미는 간단치 않다. ‘인도 진출의 알파와 오메가’로 불리는 거물 암바니 회장의 방한이라서다. 그는 ‘인구 대국’ 인도에서 에너지·통신 등 사업 분야에 진출해 최대 규모의 그룹을 이끈다. 세계 최대 규모 AI 데이터센터도 짓고 있다. 포브스에 따르면 암바니 회장의 재산은 1114억 달러(약 162조원) 규모다. 아시아 최고 부호(세계 15위)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도 인도에서 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 앞다퉈 그를 찾는다.

릴라이언스그룹은 2012년부터 40조원을 투자해 인도 전역에 4G LTE 통신망을 깔았다. 여기에 삼성이 10년 넘게 통신장비를 단독 공급했다. 장남인 암바니 의장은 2022년부터 통신 계열사인 지오 의장을 맡았다. 지오는 지난 9월 말 기준 가입자 수가 5억600만 명(가입자 수 기준 세계 2위)에 달하는 초대형 통신사다.
깐부회동 이어 암바니 방한…삼성, AI 사업 새 동력 주목
최근 5G 통신장비로 전환 중이다. 중국과 정치 분쟁이 있는 인도는 일찌감치 화웨이 5G 장비를 거부했지만, 그 몫의 상당 부분은 에릭슨과 노키아에 돌아갔다.
릴라이언스그룹은 현재 인도 서부 구자라트주에 3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도 짓는 중이다. 개별 데이터센터로 세계 최대 수준이다. 지난주 인도 매체에 따르면 인도 남동부에 또 다른 GW급 데이터센터 건설도 계획 중이다. 인도 동·서에 릴라이언스그룹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만큼, 삼성전자로선 데이터센터용 5G·6G 통신 기술·장비를 대량 공급할 기회다.
최근 5G·6G 통신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AI 모델 크기가 커지고 대규모 용량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다. 서버와 서버 사이, 외부와 데이터센터가 초고속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는 통신기술은 AI 성능과 직결된다. 지난달 엔비디아가 10억 달러를 투자해 노키아 지분 2.9%를 인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엔비디아는 AI 데이터센터에 6G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최근 수년간 에릭슨·노키아·T모바일 등 통신 장비·기술 회사들과 협력해 왔다. 삼성전자도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5G와 엔비디아 가속 컴퓨팅을 결합해 지능형 기지국(AI-RAN) 기술 검증에 성공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시장이 막힌 미국 빅테크 기업도 인도 릴라이언스그룹의 데이터센터에 뛰어들었다. 2020년 지오에 선제적으로 투자한 구글·메타는 각각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운영, AI 모델 개발 분야에서 협업 중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최신 블랙웰 AI 가속기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재계는 이번 회동을 계기로 삼성전자 네트워크 사업이 새로운 동력을 얻을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가 테슬라로부터 대규모 AI 칩을 수주해 오랜 부진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것과 비슷한 맥락에서다. 일명 ‘JY(이재용) 네트워크’ 경영이 삼성전자의 사업 기회를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암바니 회장의 자녀 3명 결혼식에 국내에서 유일하게 초대받아 참석했다. 2019년 암바니 의장이 결혼할 당시 인도식 터번을 두르고 참석한 모습이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2023년 일본 출장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살아보니까 친구는 많을수록, 적은 적을수록 좋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오랜 기간 세계 각국 정·재계 인사와 맺은 인맥은 삼성의 또 다른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이후에만 젠슨 황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 레이 쥔 샤오미 회장,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회장 등을 잇따라 만났다.
최근 서울 삼성동 치킨집에서 젠슨 황 CEO와 ‘깐부(친구라는 뜻의 속어) 회동’을 한 뒤 품귀현상을 빚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5만 장을 ‘입도선매’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론 머스크 CEO와 영상회의 후 테슬라 AI 칩을 수주하는 성과도 냈다. 이 회장이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과도 오래 교류해 온 만큼 UAE에서도 AI 데이터센터 협력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해외에서 대형 계약을 따내는 과정에서 ‘JY 네트워크’가 큰 역할을 한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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