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싸?"…구름 인파 몰린 미래형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가보니 [르포]

2025-04-17

“다 너무 저렴해요. 왜 이렇게 싸요?”

“이른 시간부터 손님들이 많이 오면서 카트가 동이 나 계속 채우고 있는 상황입니다.”

17일 서울 강동구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 개장 첫 날인 이날, 이마트는 예정 시간보다 이른 오전 9시 50분쯤 문을 열었다. 오픈 시작 전부터 손님 약 200여명이 몰려들면서 10분 일찍 영업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건물 앞 도로 역시 오픈런을 하려는 차량들로 꽉 막혔다.

이마트가 미래형 리테일 매장으로 낙점한 ‘푸드마켓’은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점에서 처음 도입한 식료품 특화 매장이다. 약 5개월간의 시범 운영을 거친 후 5년만에 서울에서도 선보이게 됐다.

식료품 특화 매장인 만큼 전체 직영 면적 3471㎡(1050평) 중 95%를 식료품으로 채웠다. 판매 품목 수만 1만 3000여개에 달한다.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화존도 21개나 만들었다.

이날 가장 큰 호응을 받은 건 신선식품 존이었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은 필수 장보기 상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겠다는 목표로, 10대 품목을 선정했다. 국내산 냉장 삼겹살과 목살, 양념소불고기, 손질 오징어, 전복, 애호박, 양파, 대파, 바나나, 보조개 사과 등을 업계 최저가 수준에 판매하는 것이다.

실제로 바나나 한 묶음을 980원에, 30구짜리 계란 한 판을 2980원에 선보이면서 이날 고객들은 계란과 바나나, 딸기 등을 여러 개씩 담아가기도 했다.

직장인들이 많은 주변 상권을 고려해 건강·이색·프리미엄 식재료도 강화했다. 대표적으로 저속노화에 관심이 높은 트렌드를 반영해 수입 과일·채소를 모은 ‘글로벌 가든’과 웰빙 간식용 컵 과일, 스틱 채소를 신규 개발해 배치한 ‘프레쉬스낵존’을 선보였다.

매장 인근에서 근무하는 직장인이 부담 없이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오늘의 메뉴’를 제안하는 ‘테이스티 픽’(Tasty Pick), 매일 매장에서 직접 빵을 구워내는 베이커리 전문매장 ‘밀&베이커리’(Mill&Bakery)도 마련했다. 특히 밀&베이커리 존은 이마트 최초로 SPC와 협업해 건강빵과 식사빵 등 라인업을 강화했다.

상권을 고려해 프리미엄 식재료도 대폭 강화했다. 국산 흑돼지 3종을 모두 판매하는 ‘K-흑돼지존’을 만드는가 하면, 참치에 이어 연어 상품을 집대성한 ‘연어의 모든 것’도 마련했다. 다양한 수입 젤리와 비스킷을 모은 미니 편집숍 ‘스위트 스트리트’(Sweet Street), 국내 할인점 최대 규모의 치즈 전문 코너 ‘치즈 플리즈’(Cheeeese Please) 코너도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신도시와 오피스 복합 상권에 있는 고덕점은 신선식품과 즉석조리 델리에 특화한 정통 푸드마켓 컨셉트로 한층 진화했다”며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인 식료품 상품 개발과 기획 노하우를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넥스트 이마트’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고덕점은 이마트가 지난 수년간의 매장 효율화 작업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출점 전략으로 방향을 트는 상징성도 있다. 이 점포는 지난 2월 개장한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홀세일 클럽(트레이더스) 마곡점에 이어 올해 서울지역에 두 번째로 문을 연 이마트 점포다. 이마트가 서울에 한 해 2개 점포를 출점하는 것은 2012년 마포·하월곡점 개점 이후 13년 만이다.

할인점으로 좁히면 2020년 신촌점 이후 5년 만에 서울에 들어서는 신규 점포다. 이마트 푸드마켓 수성점까지 포함하면 4개월 만에 3개 점포가 잇따라 문을 연 셈이다. 올해 하반기에 인천지역에 트레이더스 신규 점포가 들어서면 2020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인 점포 수가 5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154개인 점포 수가 올해 말 157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마트는 이를 기점으로 외형 성장을 본격화해 오프라인 유통의 본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한채양 이마트 대표이사는 “앞으로 푸드마켓과 몰 타입의 혁신적인 매장 운영과 차별화된 상품으로 그로서리(식료품) 쇼핑의 새로운 기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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