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 시드니 해변 유대인 행사장에서 벌어진 총격 사건과 관련해 이스라엘 정부가 호주 정부를 비난하고 나섰다.
1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반유대주의는 지도자들이 침묵할 때 퍼지는 암”이라며 “당신들(호주 정부)은 이 병이 퍼지게 놔뒀고 그 결과가 오늘 우리가 본 끔찍한 유대인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러면서 지난 8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에게 서한을 보내 “‘당신의 정책은 반유대주의 불길에 기름을 붓고 있다’”고 비판한 적이 있다고 언급했다. 당시 호주는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었다.
이후 호주는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프랑스·영국·포르투갈 등과 함께 팔레스타인을 국가로 공식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이같은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보상이자 반유대주의를 부추기는 조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도 이날 엑스에서 “(이번 공격은) 지난 2년 동안 호주 거리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난동으로 인한 결과”라며 “수많은 경고 신호를 받은 호주 정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적었다.
사르 장관은 페니 웡 호주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2023년 10월7일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호주에서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한 폭력적 선동을 포함하는 반유대주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며 ‘인티파다(반이스라엘 봉기)의 세계화’ 등 친팔레스타인 시위 구호에 호주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6시45분쯤 호주 시드니 동부에 있는 본다이 해변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어린이와 경찰관 등 최소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 해변에서는 유대교 봉헌축제 명절 하누카를 맞아 1000명 이상 인파가 모인 가운데 유대인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범행 동기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으나 각국은 유대인을 겨냥한 테러로 규정하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엑스에서 “하누카 기간 발생한 반유대주의 공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우리 공통의 가치에 대한 공격이며 이같은 반유대주의를 전세계에서 차단해야 한다”고 적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유럽은 호주와 전세계 유대인 공동체와 함께한다. 우리는 폭력과 반유대주의 증오에 맞서 단결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