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문서 인사이트] 종이 대신 데이터, 전자영수증이 여는 탄소중립과 데이터 중심 사회

2025-11-10

국내에서 매년 약 300억건의 종이영수증이 발급되고 대부분 즉시 버려진다. 이로 인해 매년 33만그루의 나무가 베어지고, 자동차 2만대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종이영수증은 재활용이 어려운 감열지로 만들어져 폐기 과정에서 유해 물질이 발생하며, 환경과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 종이영수증은 심각한 자원 낭비와 환경오염의 원인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2026년부터 전자영수증 발급 시 '탄소중립포인트 100점'을 지급할 예정이다. 국민이 일상 속에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탄소저감 실천 방안이자, 행정·유통·소비 전반의 '페이퍼리스(paperless)' 전환을 촉진하는 중요한 정책이다. 서울시를 비롯한 주요 지자체들도 모바일 전자영수증 도입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형 유통업체 역시 별도의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없이 익숙한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전자영수증을 발급하는 등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불편과 기술적 한계가 있다. 기존 NFC 기반 전자영수증은 발급된 URL을 즉시 확인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재발급을 위해 매장을 다시 방문해야 했다. 또 스마트폰의 NFC 기능을 직접 활성화해야 하며, 일부 기기에서는 아예 지원되지 않아 이용이 제한적이었다. 이로 인해 전자영수증의 본래 취지인 '간편함'과 '보편성'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별도의 장비나 앱 설치 없이 작동하는 '무장비·무앱·무수정형 전자영수증'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결제 시 주문 및 결제 정보가 자동으로 서버에 전송되고, SMS나 알림톡을 통해 영수증이 즉시 발급되는 구조다. 동시에 배달 주문, 포인트 적립, 배송 내역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통합 관리되며, 영수증 자체가 데이터 자원으로 기능한다. 이러한 차세대 전자영수증은 단순히 종이를 줄이는 것을 넘어, 소비생활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상징적 변화라 할 수 있다.

전자영수증은 단순한 거래기록을 넘어 인공지능(AI)을 통해 소비패턴을 분석하고, 맞춤형 혜택 제공이나 상권 분석, 탄소저감 정책 효과 측정 등 행정 데이터로도 활용된다. POS 정보와 공공 데이터를 연계하면 개인별 탄소 저감량이나 포인트 적립 내역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정책의 실효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즉, '데이터로 증명하는 환경 실천'이 가능해진 것이다.

전자영수증의 확산은 단순한 발급 방식의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연간 약 1조원 규모의 종이영수증 발급 및 행정처리 비용 절감, 자원순환 촉진, 정보 접근성 향상이라는 삼중의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 실제 시뮬레이션 결과에서도 전자영수증 솔루션을 도입한 음식점 등 소상공인의 순이익이 증가하는 긍정적 변화가 확인됐다.

이제 전자영수증은 국민 생활의 편의를 높이고, 중소상공인의 자립을 지원하며, 탄소중립 실천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공공부문에서 선도적으로 도입한다면 민간 확산은 자연스럽게 뒤따를 것이다. 종이 대신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전자영수증 혁신'은 생활 속 탄소중립의 출발점이자, 지속가능한 데이터 복지사회를 여는 실질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이동호 한국전자영수증 대표 ceo@kdrc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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