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유일의 반도체용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공급사인 네덜란드 ASML의 크리스토퍼 푸케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았다. ASML코리아 신사옥 개소식에 참석하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 강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푸케 CEO는 지난해 4월 취임했으며,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ASML은 화성 송동에 지은 신사옥 ‘화성 캠퍼스’의 공식 개관식을 열었다. 송재혁 삼성전자 DS 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사장), 차선용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장(사장)을 비롯해 ASML 고객사와 주한 네덜란드 대사관, 정부 및 지자체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정부 측에서는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이 참석했다. ASML은 반도체 초미세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 노광장비를 독점 생산하는 기업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협력 업체지만 대체자가 없어 시장에선 ‘슈퍼을(乙)’로 불린다.

개관식에 참석한 푸케 CEO는 “화성시에 캠퍼스를 조성하기로 한 것은 매우 전략적인 결정”이라며 “새로운 화성캠퍼스는 한국 고객과의 신뢰, 혁신, 지속 가능성, 그리고 성장을 향한 ASML의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위치한 화성시에 자리해 있어, 보다 긴밀한 협력과 신속한 기술 지원이 가능하다”며 “반도체 제조 공정이 복잡해지고 있는데, 이러한 근접성은 효율적인 기술 이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SML은 이번 신사옥 건설에 2400억원을 투자했다. 완공된 화성캠퍼스는 A동(지하 4층~지상 11층)과 B동(지하 4층~지상 5층) 2개 동으로 구성됐다. A동에는 주요 사무 공간이, B동에는 ‘리페어 앤드 리유즈 센터(Repair&Reuse Center, R&R 센터)’와 트레이닝 센터가 들어섰다. 현재 인력과 장비의 순차적 이전을 진행 중인데 올해 말까지 화성 일대에 분산돼 있던 1500여명의 임직원이 새로운 캠퍼스에서 근무할 예정이다.
신사옥은 단순한 사무공간을 넘어 장비 유지·보수와 고객사 엔지니어들의 기술 훈련을 지원하는 통합 허브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R&R 센터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사용하는 노광장비 부품의 수리 및 재사용 업무를 처리한다. 비용 절감·시간 절약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이 가능하다.
심자외선(DUV)과 EUV 노광장비를 모두 갖춘 실습형 트레이닝센터도 마련됐다. 이곳에선 반도체 엔지니어들이 실제 장비를 활용해 신기술을 이해하고 운용 능력을 높이는 교육이 이뤄진다. 연간 약 2000명의 교육생을 대상으로 100여개 이상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한국 엔지니어들의 기술 내재화 역량을 키우고, 고객사의 장비 운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향후 차세대 노광장비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High Na) EUV 장비 교육도 제공할 예정이다.

푸케 CEO는 행사 전후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경영진과 잇따라 회동을 이어갔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푸케 CEO는 개소식이 끝난 뒤 인근에 있는 삼성전자 DSR타워(부품연구동)를 방문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 송재혁 사장 등 경영진과 오찬을 진행했다. 전날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푸케 CEO 방한을 계기로 ASML이 삼성전자와 추진하던 연구개발(R&D)센터 설립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양사는 지난 2022년 1조2000억원 규모의 공동 연구개발(R&D)센터 설립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나 이렇다 할 후속 움직임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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