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자동차 산업에서 효과적인 개발 프로세스와 테스트 전략

2025-08-13

자동차 산업은 지금 소프트웨어(SW) 중심의 대전환기를 지나고 있다. 불과 몇십년 전만 해도 차량은 하드웨어(HW) 기반 기계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제는 수억 줄의 코드가 작동하는 '움직이는 컴퓨터'로 진화했다. SW가 차량의 주행, 제어, 안전, 인포테인먼트 등 거의 모든 기능을 관장하게 되면서, 개발 프로세스와 테스트 전략 역시 함께 변화하고 있다.

특히 전기·전자(E/E) 아키텍처는 더 이상 단순한 부품 연결 구조가 아니다. 차량 내부 네트워크는 기존의 CAN, LIN과 같은 통신 방식에서 벗어나, 차량용 이더넷과 고속 통신 기반의 도메인·영역 아키텍처로 확장되고 있다. 이런 변화는 단지 설계 방식의 전환에 그치지 않는다. 완성차 업체와 부품사의 개발·검증 방식, 제조 공정과 보안 체계 전반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그렇다면 SW 중심 패러다임에서 왜 '테스트'가 그토록 중요해진 것일까?

전통적인 자동차 개발 방식은 HW를 먼저 설계하고, 그 위에 SW를 올리는 '상향식' 구조였다. 하지만 차량의 기능이 점점 복잡해지고, 고객이 기대하는 사용자 경험이 높아지면서 이 방식에는 한계가 드러났다. 오류를 찾고 수정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한번 잘못된 방향으로 설계가 진행되면 전체 프로젝트 일정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개발과 테스트를 병렬로 진행하는' 접근이 보편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SIL(Software-in-the-Loop)과 HIL(Hardware-in-the-Loop) 테스트다. 개발 초기에 가상 환경에서 SW를 테스트하고(SIL), 이후 실물 HW에서 다시 한 번 검증(HIL)해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빠르게 수정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개발 시간 단축, 비용 절감, 품질 향상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해법이 된다.

최근에는 테스트 케이스를 한 번 개발해 여러 환경에서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 각광받고 있다. 이렇게 하면 중복 작업을 줄이고 테스트 품질도 더욱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테스트 설계 자체가 추상적이고 유연해야 하며, 각 실행 환경에 맞게 자동으로 적용될 수 있어야 한다.

SW 중심 차량의 또 다른 중요한 변화는 개발 환경의 디지털화다. 전통적인 자동차 개발은 폐쇄적인 환경에서 이뤄졌지만, 이제는 전 세계 개발자가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에서 협업하고, 테스트와 배포 과정을 자동화하는 DevOps 방식을 도입하고 있다. 핵심은 '모든 것을 코드로(Everything as Code)' 만드는 것이다. 테스트 시나리오, 구성 파일, 실행 환경 등을 모두 코드 형태로 관리하면, 개발팀은 언제 어디서나 동일한 환경에서 테스트를 실행하고 결과를 공유할 수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한 도구로는 Jenkins, GitHub, GitLab 등의 CI(지속적 통합) 플랫폼이 사용되며, YAML과 같은 형식으로 테스트 구성을 관리할 수 있다.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는 확장성과 민첩성 면에서도 강점을 가진다. 시스템 요구사항이 커질 경우 손쉽게 자원을 확장할 수 있고, 테스트 실행 속도도 기존 대비 빠르다. 실제로 테스트를 가상 환경에서 먼저 수행한 후, 이를 실제 HW 환경으로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향후 HPC를 갖춘 영역 아키텍처는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다. 배터리 전기차(BEV)용 아키텍처가 주류를 이룰 것이며 맞춤형 앱, 클라우드 연결 및 보안이 SW 개발을 좌우할 것이다. 인공지능(AI) 지원도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48V 기술이 전기 아키텍처 개발 측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벡터는 포괄적인 솔루션을 통해 E/E 아키텍처의 진화와 이에 따른 개발 프로세스의 변화를 지원하고 있다. 벡터의 테스트 솔루션은 개발 프로세스의 초기 검증(SIL)부터 대상 플랫폼에서의 통합(HIL)에 이르는 원활한 설계 프로세스를 지원한다. 보드 수준에서 테스트는 물론, 타사 툴도 연결 가능하다. 또, 이를 위한 오픈 소스 컴포넌트 및 유지보수를 제공하며, 서버 기반 솔루션은 최신 CI/CT 파이프라인의 검증을 지원한다.

자동차 산업의 미래는 '테스트를 얼마나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고성능 컴퓨팅, 클라우드, 가상화, AI까지 변화의 흐름을 이해하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는 기업만이 빠르게 진화하는 시장에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신기욱 벡터코리아 네트워크 솔루션 사업부장 sales@kr.vecto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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