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얼라이언스 토론회 개최

[정보통신신문=박남수기자]
스타트업얼라이언스(센터장 이기대)는 국회의원 연구단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실천포럼(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 고동진, 공동대표 국민의힘 국회의원 안철수, 더민주 국회의원 이상식), 사단법인 디지털경제포럼과 함께,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국내 지도 데이터의 반출이 국가 산업에 미치는 영향'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최근 구글이 국내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산업 경쟁력, 데이터 주권, 생태계 발전 사이에서 조화를 이루는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구조개혁 실천포럼 대표의원인 국민의힘 고동진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반출 문제는 국가 안보는 물론 우리 산업 생태계의 경쟁력 유지와 세금으로 만들어진 국가 자산의 공정한 활용 관점에서 생각해 볼 문제"라며,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는 모정훈 연세대학교 교수가 '고정밀 지도의 가치와 반출의 영향'을 주제로 진행됐다. 모 교수는 "고정밀 지도의 경제적 가치가 현재 약 342조원이며, 2030년에는 796조원에 달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한 "구글 지도 사용자수가 20억명인 데 반해, 네이버 지도의 사용자 수는 3000만명"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지도 반출로 인해 국내 플랫폼 기업의 경쟁력 약화가 가속화되고, 미래 핵심 서비스를 글로벌 기업에 고가로 이용하게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어 전성민 가천대학교 교수가 '조세 측면에서 본 해외 기업의 국가 자산 활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전 교수는 "우리 국민의 검색 데이터, 소비 패턴, 위치 정보 등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진 사회적 자산"이라며,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국가 자산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하며 매출을 올리면서도, 국내에 이에 상응하는 세금이나 사회적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지도 데이터를 포함한 우리 국민의 데이터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알고리즘 개선과 상품 개발, 시장지배력 강화에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투명한 규제와 적절한 보상 방안을 정책적으로 준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서는 이상우 연세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아, 학계, 산업계, 정부 전문가들과 함께 다양한 쟁점에 대한 논의가 심도있게 이어졌다.
최진무 경희대학교 교수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디지털 광산’에 해당하며, ‘광물을 캐는 수많은 중소 공간산업 사업자’와 ‘원석을 가공하는 국내 플랫폼 기업’들이 공간정보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해외 반출된다면, 이 생태계가 무너지며 국내 사업자와 정부가 아닌 구글 및 해외 빅테크 사업자가 국내 공간 정보 데이터의 주도권을 가져가게 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엽 부경대학교 교수는 “우리나라의 행정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해외기업에 국내 주요 안보 정보를 이전하는 것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국가 안보와 관련한 사안을 무역 이슈와 동일한 선상에서 논의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서 구글 지도에 우크라이나 비공개 군사시설이 노출된 사례와 국내 주요 안보시설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저해상도 처리 요청을 구글이 반영하지 않는 사례 등을 언급했다.
이창준 성균관대학교 교수는 “고정밀 지도는 국가전략 자산이고 산업 혁신의 핵심인프라”라며, ‘데이터의 기반이 되는 핵심인프라를 보호하고 글로벌 플랫폼과의 협상력을 높여주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또한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활용은 공공성・안보성・산업성의 삼중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며, "기술 패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산업-조세-법제 통합 전략을 세워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일호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본부장은 “최근 공간정보 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외 반출에 반대하는 응답자가 90%에 달한다”라며, "국내 정부의 행정력이 발휘될 수 없는 해외 빅테크 사업자의 영향력에 대한 공포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공간정보산업계가 바라는 것은 기술의 발전과 지속가능한 생태계"라고 말했다.
정주연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전문위원은 “이미 구글이 국내 디지털 산업 생태계의 핵심 가치사슬을 장악한 상황에서, 고정밀 지도 데이터까지 확보하게 되면 지도 API 이용 또한 구글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돼 결국 글로벌 플랫폼 종속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구글의 지도반출 요청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여러 차례 지도반출을 요청한 다른 해외 기업에 선례를 남기는 중요한 결정이므로 산업 전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장원 산업통상자원부 디지털경제통상과 과장은 “정부에서 구글의 고정밀지도 반출 요청에 대해 국외 반출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며, “산업부 입장에서는 관광, 위치정보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를 면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우 연세대 교수는 “지도 데이터는 단순한 길 찾기 도구가 아니라, AI 시대의 디지털 산업 전체를 움직이는 기반”이며, “정보 주권을 지키는 일이 곧 국가 미래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고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