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려한 경력의 외국인 투수들이 KBO리그에 새로 입성했고, 강력한 구위로 무장한 신인 투수들도 대거 가세했다. 최고 선발진을 놓고 2025시즌 각 구단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선발진의 위력은 시즌 성적을 좌우하는 가장 큰 전력 요소이기도 하다.
챔피언 KIA를 비롯해 삼성, LG 등 지난 시즌 1~3위 팀들은 선발진 높이에서도 리그 최상위권이었다. 선발 평균자책점 기준 KIA-LG-삼성이 차례로 1~3위를 차지했다. 이들 3개 팀 모두 지난 시즌에 비해 선발진이 더 탄탄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KIA는 제임스 네일과 양현종이 건재한 데다, 아담 올러가 새로 가세했다. 최고 152㎞ 빠른공을 앞세워 시범경기 2경기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해 부상으로 81.2이닝밖에 던지지 못한 윤영철이 건강한 몸으로 새 시즌을 준비하고, 경쟁 끝에 김도현이 5선발 자리를 꿰찼다.
좌완 강속구 투수 이의리가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기대치를 올린다. 지난해 왼쪽 팔꿈치 인대 수술을 받았던 이의리는 6월 복귀를 목표로 순조롭게 몸을 만들고 있다.
삼성은 아리엘 후라도의 존재감이 크다. 키움에서 뛰던 2023~2024년 2시즌 동안 합계 374이닝을 던져 준 검증된 외국인 에이스다. 지난 시즌 국내 최고의 선발이었던 원태인에다 FA로 최원태까지 영입했다. 투수친화적인 고척과 잠실에서 커리어를 보낸 최원태가 가장 홈런이 잘 나오는 라이온즈파크에 어떻게 적응하느냐는 변수가 될 수 있다.
LG는 최원태를 잃었지만, 염경엽 감독은 선발진이 훨씬 더 강해졌다고 자신한다. 새 외국인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두텁다. 오래도록 LG 마운드를 이끌었던 케이시 켈리가 막상 염 감독과 함께한 2시즌은 부진했던 탓에 치리노스의 역할을 더 크게 기대하는 중이다. 임찬규·손주영이 버티는 국내 선발진 역시 떨어지지 않는다. 5선발 하나가 고민이다.

이들과 최강 선발진을 다툴 유력한 후보는 KT와 한화다. KT는 건강한 소형준이 선발로 돌아왔다. 엔마누엘 데헤이수스와 오원석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좌완에 늘 목말랐던 팀이 단번에 좌완 선발 2명을 새로 얻었다. 이강철 KT 감독의 선택지가 훨씬 더 넓어졌다. 한화는 FA 최대어 엄상백을 영입하면서 구멍 없는 탄탄한 5선발 체제를 구축했다. 문동주가 시범경기부터 시속 160㎞를 던지며 순조롭게 선발 등판을 준비 중이다. 복귀 2년 차를 맞은 류현진도 지난 시즌 이상의 성적을 자신하고 있다.
두산은 새 외국인 효과를 크게 기대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시즌 외국인 투수들이 가장 부진했던 팀이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콜 어빈은 시범경기 무실점 피칭으로 명성에 걸맞은 위력을 과시했다.
다수 구단들이 선발 보강에 성공하면서 지난 시즌의 타고투저 기세가 올해는 한풀 꺾이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 존이 하향 조정된 것도 투수들에게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ABS 존 높은쪽 코스를 공략하려다 장타를 허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범경기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도 3.89로 지난해 4.35에 비해 크게 내려갔다.
다만 한편에서는 지난해 타고투저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던 공인구 반발력이 올해도 큰 변화가 없어 보인다며 여전히 타고투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