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다케시마의 날’ 행사…독도 야욕 드러낸 日

2025-02-21

일본 시마네현, 22일 20주년 다케시마의 날 개최

일본 중앙정부, 차관급 정무관 13년 연속 파견

다케시마의 날 행사로 독도 영유권 주장 강화

“자국민 홍보 효과…정부, 더 강하게 항의해야”

일본 시마네현이 22일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의 명칭)의 날’ 행사 개최를 강행한다. 올해는 기념일 제정 20주년을 맞아 평소보다 규모가 크고 다양한 행사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 중앙정부는 어김없이 고위급 인사를 파견해 독도를 향한 야욕을 드러낼 계획이다.

다케시마의 날은 1905년 2월22일 일본이 ‘무주지 선점론’을 내세우며 독도를 시마네현으로 편입·고시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시마네현이 2005년 3월16일 기념일을 제정해 다음 해인 2006년부터 매월 2월22일 행사를 열고 있다. 올해 행사에는 정부 관계자와 초청객, 시민 약 500명이 참석하는 가운데 특별 전시회 개최 등 다양한 행사와 책자 발간, 시마네현 케이블 TV를 통한 확대 방송 등이 계획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창의융합학부)에 따르면 시마네현청 지하 식당에선 올해에도 다케시마의 날을 맞아 ‘다케시마 카레’를 팔고 있다. 20~21일 110인분 한정 판매되는 다케시마 카레는 밥으로 독도 형상을 만든 후 오키섬 주변 바다에서 잡은 해산물을 넣은 카레 소스를 부어서 만든 음식이다. 밥 위에는 다케시마를 뜻하는 ‘죽도(竹島)’ 깃발이 꽂혀 있다.

서 교수는 “지역 공무원들과 시민들에게 독도가 자국 영토라는 인식을 주입하기 위한 나름의 전략”이라며 “하지만 이런다고 독도가 일본땅이 되나. 참으로 한심할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공식적으로 독도 영유권 분쟁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다케시마의 날 행사도 단순히 ‘그들만의 잔치’로 치부하자는 일각의 목소리가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이 행사 뒤엔 일본 중앙정부가 있다. 일본 정부는 제2차 아베 신조 내각 출범 직후인 2013년부터 차관급인 정무관을 이 행사에 참석시켰다. 올해에도 내각부에서 영토 문제를 담당하는 이마이 에리코 정무관을 보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13년 연속 파견이다. 일본 정부는 매년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발판삼아 자신들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해나가고 있다.

서 교수는 “지난 20년간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꾸준히 진행하면서 자체적으로 성과를 낸 건 초·중·고 교과서에 ‘독도는 일본의 고유 영토’라는 내용을 넣었다는 것”이라며 “또 시마네현을 넘어 대도시에도 독도 관련 전시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속해서 주장해 왔는데, 끝내 도쿄 한복판에 ‘국립영토주권전시관’(독도 전시관)을 세울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강력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이재웅 외교부 대변인은 올해 행사와 관련해 지난 18일 “독도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의 영토”라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부당한 주장에 대해서도 단호하고 엄중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공식 성명 발표와 함께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한다는 계획이다.

주일대사를 지낸 강창일 전 의원은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국민들보다 독도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다”며 “매년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중앙정부가 고위 인사를 보내고, 떠들썩하게 홍보하면서 자국민들을 교육하는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우리 정부가 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는 않다”며 “올해에는 일본이 하는 것만큼 정부에서 더 강하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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