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타임스] 생활형 MMORPG의 대표주자, 마비노기 20년사

2025-04-04

[편집자주] 게임 IP(지적 재산권)는 단순한 콘텐츠를 넘어 게임사의 브랜드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IP 타임스'는 각 게임사의 대표 IP가 어떻게 탄생하고 변화해왔는지 짚어보며 게임 산업에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게임사의 IP 전략과 변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때 각 게임사가 가진 성공 스토리뿐만 아니라 사건과 논란을 통해 게임 산업의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FETV=신동현 기자] 2004년 6월 22일 정식 서비스된 '마비노기'는 넥슨의 대표적인 장수 IP 중 하나다. 웰시 신화를 모티브로 한 이 게임은 출시 초기부터 생활형 콘텐츠와 감성적인 그래픽, 유저 간 상호작용을 중시한 시스템으로 독자적인 팬층을 확보했다.

출시 전부터 주목도는 높았다.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 모집 당시 300명 모집에 150 대 1이라는 경쟁률을 기록했고, 2003년 12월 오픈베타를 통해 대중에 공개됐다. 정식 서비스 직후인 2004년 10월 기준으로 회원 수는 205만명, 최고 동시접속자는 2만8000명을 기록했으며 월 매출은 11억원에 달했다. 이후에도 꾸준히 유저 수가 증가하면서 서버와 채널을 늘리는 업데이트가 이어졌고 해외 수출도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흥행은 다양한 수상으로 이어졌다. 2004년 11월 ‘이달의 우수게임상’, ‘올해의 좋은 영상물상’, ‘대한민국 게임대상 최우수상(국무총리상)’, ‘대한민국 게임대상 기술창작상(기획·시나리오 부문)’ 등을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중국 차이나조이 황금깃털상(최우수상)을 받으며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마비노기의 누적 이용자 수는 2020년 기준 2000만명을 넘어섰고 2023년에는 누적 매출 7억달러(약 9000억원)를 기록했다. 북미 서비스는 2008년 3월 27일부터 시작했으며 유럽 지역은 2010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2012년 유저 수 부족 등의 이유로 종료됐다. 다만 이후 북미 서버를 통해 유럽 유저의 접속은 가능하도록 조치됐다.

게임성 측면에서도 마비노기는 독특한 방향성을 유지해왔다. '판타지 라이프'라는 키워드로 대표되는 마비노기는 전투 중심의 MMORPG와는 달리 요리, 음악, 연금술, 농사, 낚시, 연주 등 다양한 생활형 콘텐츠를 중심에 뒀다. 여기에 유저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자율성'이 더해지면서 커뮤니티 문화와 팬덤 형성에 큰 영향을 줬다.

게임은 '세대(Generation)'와 '시즌(Season)' 업데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확장됐다. 메인 스토리라인을 따라 진행되는 세대별 업데이트는 유저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방향성은 유료화 모델에도 반영됐다. 한국에서는 초창기 유료 패키지를 판매하는 방식에서 2007년 챕터3 업데이트를 기점으로 '부분 유료화' 모델로 전환해 기본 무료 플레이에 유료 아이템 판매 방식으로 변경됐다.

프랜차이즈 확장도 이뤄졌다. 2010년 1월 마비노기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프리퀄 게임 '마비노기 영웅전(Vindictus)'을 출시하며 보다 사실적인 전투와 액션 중심의 플레이로 마비노기와 차별화를 꾀했다. 이후 넥슨과 데브캣은 '마비노기2: 아레나' 개발을 시도했으나 2014년 프로젝트는 중단됐다.

20년이 넘는 운영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점도 쌓였다. 게임 전반에 걸친 과도한 랜덤성과 확률형 시스템, 지나치게 복잡한 캐릭터 육성 구조, 정보 제공의 부실함은 신규 유저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여기에 반복적인 컨텐츠 구조와 방대한 양의 방치된 콘텐츠, 지나친 반복성 퀘스트는 장수 게임이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은 피로감을 유발한다는 비판도 있다.

사건도 있었다. 2024년 12월에 발생한 '돈 복사 버그'다. 특정 아이템을 묶음 구매할 경우 원가 이하로 살 수 있는 오류를 악용해 억대 이익을 거둔 이용자들이 발생했다. 넥슨은 긴급 점검을 통해 해당 유저 26명 중 주요 가담자에게 제재를 가하고 골드를 회수했지만 이미 일부는 현금화가 이뤄진 상태였고 보상으로 지급된 아이템도 랜덤 보상 방식이어서 유저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 사건은 마비노기 내 경제 시스템의 불안정성과 운영 신뢰도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또 다른 논란은 2021년 초 벌어진 트럭 시위 사태다. 마비노기 유저들을 조롱하는 익명 게시글이 넥슨 직원의 발언으로 오인되며 촉발된 이 사건은 초기에는 조작된 스크린샷으로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쌓였던유저 불만이 터지는 기폭제가 돼 트럭 시위로 이어졌다. 유저들은 단기간에 시위 비용을 모금했고 넥슨은 개발자 노트와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과의 진정성 부족 논란과 핵심 이슈에 대한 회피로 불신을 키웠다. 이후 14시간 넘게 진행된 밀레시안 간담회에서도 운영진의 태도와 준비 부족 등의 이슈가 발생하며 이용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특히 세공 확률, 장비 복구, 고객 응대 등 주요 사안에서 해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후기 등으로 간담회는 최악의 소통 사례로 남았다.

넥슨은 작년 CMB(Capital Markets Briefing)에서 기존 블록버스터 IP를 확장하는 ‘종적 확장(Vertical Expansion)’과 새로운 블록버스터 IP를 육성하는 ‘횡적 확장(Horizontal Expansion)’ 전략을 발표했다. 횡적 확장 전략은 새로운 IP를 발굴해 IP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대표 사례로 마비노기 IP의 확장을 언급했다.

횡적 확장의 첫 행보는 원작의 모바일 버전 출시다. 지난달 27일 출시된 '마비노기 모바일'은 원작의 감성과 생활형 콘텐츠를 모바일 환경에 맞춰 재해석한 MMORPG로 출시 직후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 및 매출 1위를 기록했으며 구글플레이에서는 인기 1위 및 매출 6위, 평점 4.6점을 기록하는 등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두번째는 원작 마비노기의 엔진 교체 프로젝트다. 2023년 판타지 파티에서 처음 공개된 이 계획은 기존 자체 엔진인 '플레이오네 엔진'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전환하는 대형 업데이트로 2023년 3월부터 개발이 본격화됐다. 온라인 게임에서 운영 중인 타이틀의 엔진을 전면 교체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래픽 리마스터에 가까운 작업이 수반되며 완성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지 비용 절감과 안정적인 개발 환경 확보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받고 있다.

또 마비노기 영웅전을 기반으로 한 ‘빈딕투스: 디파잉 페이트’ 등 여러 신작으로 마비노기 IP를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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