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얼굴도, 옷차림도 아닌 ‘눈빛’이다. 말없이도 많은 것을 전하는 눈빛은 어떤 말보다 깊고 진하다. 누군가의 눈빛 속에서 따뜻함을 느끼고, 진심을 읽고, 마음의 결을 느끼게 된다. 눈빛이 좋은 그 사람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그래서 나는 눈빛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또한 눈빛은 마음의 창이다. 맑고 순수하고 곧은 눈빛은 마음이 선한 사람으로 드러난다. 그리고 사랑이 많은 사람은 눈빛에서 온기를 풍기고, 존중이 몸에 배어 있다. 선한 사람은 눈빛 하나로도 배려를 전한다. 반대로 의심이 많은 사람의 눈빛은 늘 경계하고, 욕심이 많은 이의 눈빛은 끝없이 계산하며 깜박거린다. 마주치는 것 또한 편하지가 않다. 그러니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눈빛이 거짓이면, 진심은 저 멀리에 가 있으니 가까이하고 싶지가 않다.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자주 상대방의 ‘눈치’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눈빛 좋은 사람은 눈치를 주지 않는다.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 않으면서도 말없이 ‘나는 당신의 편입니다’라는 신호를 건넨다. 그 눈빛을 받은 사람은 조금 덜 긴장하고, 조금 더 용기를 낸다. 눈빛은 그렇게 마음을 다독이고, 서로의 관계에서 선의(善意)를 품어 안는다.
내가 닮고 싶은 이들은 모두 눈빛이 좋았다. 말보다 먼저 웃고, 상황보다 먼저 이해하며 내 편이 되어주는 눈빛을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들 눈빛은 대화를 넘어서 존재 자체로 위로가 됐다. 사람을 사람답게 보고 마음을 이끌어 가는 힘이었다.
현대에 사는 사람들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설득하고 입증하고, 그 말의 의미를 증명하려고 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말보다 눈빛을 믿고 싶다. 말 주변이 없기도 하고, 말에 대한 감정도 어눌하고, 어떤 말로도 상대방을 이해시키지 못한다. 그들은 말로는 상대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내가 아니더라도 상대방도 눈빛에 감각적 느낌을 받을지도 모른다. 어눌한 말의 홍수보다는 눈빛으로 상대방을 진심 담아 바라보는 그것이 더 좋다.
그래서 나는 눈빛이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누군가와 눈이 마주쳤을 때 그 사람의 마음에 평안이 깃들고 내 눈빛이 누군가의 하루를 가볍게 하고, 용기를 북돋는 선한 눈빛이 되기를 갈망한다. 좋은 눈빛, 그것은 특별한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결국 눈빛을 만드는 것은 내가 품은 선하고 진실한 마음일 것이다.
오늘도 거울 앞에 서서 나의 눈동자 속에 담긴 내 마음을 들여다보며 묻는다. “너는 선하고 진심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가?”, “지금 너는 좋은 눈빛으로 상대방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고 있는가?” 오늘부터 나의 다짐 속에서, 진심 어린 눈빛 좋은 사람이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믿을 수 있는 사람으로 다가서야겠다고 다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