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병원 메디포커스
조기 치료로 합병증 막고 췌장 보존
허리둘레 85~90㎝ 이상 땐 관리 필요

평소 건강하다고 자부하던 직장인 박모(34)씨는 최근 건강검진에서 뜻밖의 결과를 받았다. 공복혈당 182㎎/dL, 당화혈색소 8%로 당뇨병 진단 기준을 넘어선 것. 정밀검사에서는 인슐린 분비 기능이 정상의 절반 이하로 떨어져 있었다. 별다른 증상을 느끼지 못했던 박씨는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박씨 상태에 대해 의료진은 증상은 없었지만 가족력과 잦은 야근, 불규칙한 식습관이 병을 악화시킨 것으로 판단했다.
박씨는 즉시 인하대병원을 찾아 치료를 시작했다. 진료를 맡은 조용인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 경구약을 처방하고 식단을 엄격히 관리하도록 했다. 혈당 자가 측정에 어려움을 느낀 박씨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활용해 혈당 수치를 파악했다. CGM은 채혈 없이 팔이나 복부에 센서를 부착해 24시간 혈당 변화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치다. 자신의 생활 패턴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관리 의지를 높이는 효과도 있다. 이를 통해 박씨는 야식 후 혈당이 급격히 치솟는 것을 보고 식습관을 개선했다. 그 결과 6개월 후 당화혈색소는 6.2%로 낮아졌다. 현재 박씨는 꾸준한 식단 관리와 운동을 병행하며 약물 없이도 혈당을 정상 범위로 유지하고 있다.
자각 증상 없이 진행되는 ‘무증상 당뇨병’이 최근 젊은 세대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0세 미만(20·30대) 당뇨병 환자 수는 2018년 13만9682명에서 2022년 17만4485명으로 24.9% 증가했다. 이들 대부분은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검진을 미루거나 단순 피로로 착각해 병을 방치한다. 갈증, 잦은 소변, 체중 감소 같은 전형적인 당뇨병 증상은 이미 혈당이 상당히 높아진 뒤에야 나타난다. 즉 증상만으로는 당뇨병을 조기 발견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젊은 당뇨병은 복합적인 요인으로 생긴다. ▶유전적 요인 ▶불규칙한 식사▶스트레스 ▶잦은 야근 ▶수면 부족이 함께 작용한다.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은 혈당을 직접 올리고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하는 주범이다. 겉으로는 마른 체형이지만 내장 지방이 많은 ‘마른 비만형’도 적지 않다. 체중보다 허리둘레(남성 90㎝·여성 85㎝ 이상)가 더 중요한 위험 지표로 꼽힌다. 복부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상승을 가속한다. 혈당이 장기간 높게 유지되면 췌장의 인슐린 분비 세포가 손상된다. 한번 떨어진 인슐린 분비 기능은 쉽게 회복되지 않아 혈당이 정상으로 돌아와도 췌장이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한다. 특히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발병하면 고혈당 노출 기간이 길어져 합병증 위험이 커진다.
당뇨병 치료의 핵심은 조기 발견이다. 초기에 적극적인 치료로 혈당을 잘 관리하면 합병증 예방은 물론 인슐린 분비 기능을 잘 보존할 수 있어 당뇨병 관리가 수월해진다. ‘인슐린을 한 번 쓰면 평생 맞아야 한다’는 인식은 대표적인 오해다. 혈당이 많이 올라간 급성기에는 인슐린을 사용해 빠르게 혈당을 안정시키는 것이 오히려 췌장 기능 회복에 도움이 된다. 조기에 혈당을 정상으로 돌리면 인슐린을 중단할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 하지만 고혈당 상태가 오래가면 경구 약물만으로는 조절이 어렵고, 인슐린 치료를 중단하기도 힘들어진다. 결국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조 교수는 “당뇨병은 증상이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며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허리둘레가 남성은 90㎝, 여성은 85㎝ 이상일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은 혈당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가건강검진 항목에 포함된 공복혈당 수치를 확인해 100㎎/dL 이상(공복혈당장애)이 반복된다면 그때부턴 적극적인 관리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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