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감옥’이란 게 있어요. 핸드폰을 넣고 잠그는 작은 케이스죠. 시간 설정 기능이 있어서 정해진 시간이 지나야만 열 수 있고요. 3만~4만원 정도 하는 이 작은 케이스가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데 도움이 될까요? 애나 렘키 스탠퍼드대 의대 정신의학·중독의학 교수에 따르면, 효과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물리적으로 구속하는 거니까요. 렘키 교수는 약물이나 도박 같은 것에 중독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인데요. 그의 책 『도파민네이션』이 ‘스마트폰 중독’을 주제로 읽을 세 번째 책입니다. 어떻게 해야 스마트폰 중독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까요?
①“스마트폰 많이 보면 당뇨·고혈압 걸린다” 만프레드 슈피처 『노모포비아 스마트폰이 없는 공포』
②“우울증에 시달리는 Z세대, 범인은 스마트폰” 조너선 하이트 『불안세대』
③“중독의학과 교수의 디지털 중독 관리법” 애나 렘키 『도파민네이션』
④“20년 디지털 중독자의 탈출 실험기” 고용석 『디지털, 잠시 멈춤』
💥『도파민네이션』은 어떤 책인가
현대인을 일컬어 ‘포노 사피엔스’라고 합니다.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여기는 인류라는 의미죠. 손안의 컴퓨터가 생긴 덕분에 우리는 쾌락을 느끼기 쉬워졌습니다. 유튜브, SNS, 온라인 쇼핑몰 등 즐길 거리가 넘치죠. 그래서일까요? 할 일이 산더미인 와중에도 죄책감에 시달리며 유튜브 영상을 클릭합니다. ‘이래도 되는 걸까…’ 불안하지만 스마트폰을 멀리하기는 어렵습니다.
대부분 이런 기분을 느끼며 살아갈 거예요. 디지털 시대를 사는 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한 도파민 중독에서 벗어날 수 없으니까요. 스마트폰이 삶을 갉아먹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걸까요?
책의 저자는 스탠퍼드대 의대에서 정신의학을 공부한 의사입니다. 약물·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을 치료하며 스탠퍼드대 중독치료센터를 이끌고 있죠. 그에 따르면 오늘날 중독은 의지가 약한 일부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나 겪을 수 있고, 또 겪고 있는 증상이죠. 디지털이 뇌에 강한 도파민을 전달해 중독에 빠지도록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너무 절망하진 마세요. 뇌의 쾌락과 고통의 관계를 이해하고, 생활 습관을 바꾸면 디지털 중독에서 얼마든지 벗어날 수 있으니까요. 책에서는 약물, 음식, 성적 쾌락 등 다양한 중독을 다루고 있는데요. 이 글에서는 ‘2부 중독과 구속의 딜레마’ 챕터를 중심으로 디지털 중독 관리하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쾌락을 누린 만큼 고통도 필요하다
모든 중독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불안·두려움·우울감 등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도피하고 싶을 때 더 깊숙이 빠져든다는 점입니다. 시간을 허비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쇼츠 영상에서 눈을 떼지 못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세요.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았거나, 몸과 마음이 지쳐 있었을 겁니다. 고통을 잊기 위해 뇌가 도파민의 도움을 빌린 거죠.
그런데 문득 이런 의문이 듭니다. ‘디지털 콘텐트로 손쉽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다면, 결과적으로 좋은 거 아닐까?’ ‘디지털 중독을 왜 치료해야 할까?’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쾌락과 고통을 처리하는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합니다. 인간의 뇌는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합니다. 저자의 표현에 따르면 양팔 저울에 올려진 추와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