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은 갤러리가 찾는 골프대회 WM 피닉스오픈이 이번주 팬들을 열광시킨다.
6일부터 나흘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TPC 스코츠데일(파71·7261야드)에서 개최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오픈(총상금 920만 달러)은 일반 다른 대회와 달리 음주와 응원, 야유 등이 허용돼 ‘골프 해방구’로 통하는 이색 이벤트다.
매년 미국프로풋볼리그(NFL) 결승전 슈퍼볼이 열리는 주에 최종라운드를 펼치는 이 대회에는 팬들이 마음껏 열기를 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년 50만 명 이상의 갤러리가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8년에는 최대 71만 9000명이 찾아 최고기록을 세웠고 그해 3라운드에는 21만 6000명이 입장했다.
갤러리의 관심이 폭발하는 곳은 ‘콜로세움’이라고 불리는 16번홀(파3)이다. 길이 148m에 불과한 이곳은 주위를 둘러싼 관람대를 가득 메운 갤러리가 티샷 결과에 따라 환호성이나 야유를 보내 선수들이 매우 부담스러워 하는 홀이다.
하지만 팬들의 도를 넘은 행동이 문제가 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16번홀 관람대에서 관객이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일부팬들은 상의를 벗고 코스에 난입해 벙커에 들어가거나 러프에서 뒹구는 등 무질서한 행동을 보였다. 이에 주최측은 주류판매를 중단하고 코스입구를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다음주 타이거 우즈가 주최하는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을 앞두고 두 시그니처 대회 사이에 개최되는 WM 피닉스 오픈에는 세계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가 주저없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는 2022년 이 대회에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고 기세를 몰아 마스터스 토너먼트(4월)까지 두 달 동안 4승을 몰아쳤다. 2023년에는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공동 3위를 차지하는 등 이 코스에 특히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PGA투어는 홈페이지에 올린 예고 기사에서 셰플러를 파워랭킹 1위로 꼽으며 “지난 4년간 이 대회에서 그보다 잘 친 선수는 8명밖에 없었다”고 이유를 달았다. 올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에서 우승한 마쓰야마 히데키(일본)와 “넓은 그린에서 강한” 샘 번스(미국)가 2, 3위로 뒤를 이은 가운데 김주형과 임성재도 4, 5위로 나란히 이름을 올려 국내팬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PGA투어는 김주형을 두고 “관중의 응원을 받으며 강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라며 “지난해 이 대회 두 번째 출전에서 첫날 3오버파 74타를 친 이후 공동 17위로 반등했고, 지난주 페블비치에서 7위에 올랐다”고 기대했다. 임성재에겐 “올해 유일하게 2회 이상 톱5(더 센트리 3위, 파머스 인슈어런스 4위)에 든 선수로 이 대회 두 차례 톱10 기록을 갖고 있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안병훈과 김시우, 이경훈도 도전장을 냈다. 이경훈은 2021년 이 대회에서 브룩스 켑카(미국)에 1타 뒤진 공동 2위를 차지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