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노래가 다 나오는 ‘두부면 버섯잡채’

2025-01-21

당면처럼 불리거나 삶을 필요 없는 두부면으로 뚝딱

요리 초보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잡채소스로 잡채도 간편요리 등극

꼬순내 폴폴 풍기는 ‘잡채’. 위생장갑 낀 손으로 그 뜨거운걸 슥슥 버무리다가 김이 오르는 당면과 시금치를 둘둘 말아, 줄곧 옆을 지키던 내 입속에 넣어주던 ‘엄마 기억’과 맞물려있다. 명절이나 생일이나 그 어느 특별한 날이 오면 상에 오르던 잡채는, 주방에 서 있던 엄마의 뒤통수를 먼저 생각나게 하는 그런 것.

잡채를 할 때마다 엄마는 분명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더랬다. 그런 엄마의 콧노래가 좋았던 건지, 붕 하고 들떠있는 잔치 분위기가 좋았던 건지는 알 수 없지만 갓 만든 잡채를 먹는 맛은 언제나 최고였다.

당면은 삶고 고기며 당근이며 양파, 시금치, 버섯 등등은 따로 손질하고 볶아낸다. 뜨거운 재료들을 한데 모아 잡채 양념 휘둘러 고루고루 섞어준 다음 참기름이나 참깨를 솔솔 뿌리면 마무리. 생각해 보면 만드는 과정은 나름 복잡다단한데, 엄마는 항상 그다음 동작을 알고 있었던 것만 같다. 아마도 잡채를 만들어 온 무수한 날들이 머리와 손에 다 익었을 테다. 어린 눈으로 쳐다보노라면 휘뚜루마뚜루 계량도 없이 척 내놓은 음식이 요상하게(?) 맛은 있었다. 만드는 사람이 콧노래를 부르는 음식. 엄마의 기분과 엄마의 손맛이 합쳐졌으니 단연 맛없을 수가 없었겠지만.

결혼하고 나서도 잡채는 연중행사일 정도로 버거운 요리 중의 하나였다. 만들어 내놓기만 하면 누구든 집어먹기 참 좋은데, 단 한 번 음식 타박을 들어본 적 없는 메뉴인데, 만들어야지 마음먹기까지가 어려운 요리. 그래서 새미네부엌에서 ‘잡채소스’가 나왔을 때는 몹시 기뻤다. 엄마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만들던 잡채를 나도 뚝딱해낼 수 있겠구나, 오묘한 기분이었달까.

당면 삶아내고 채소들 대충 먹기 좋게 채 썰어(곱게 써는 재주가 아직도 없다) 팬에 볶다가 삶은 당면과 잡채소스를 넣고 몇 번 비벼가며 볶아주면 잡채가 된다. 지난한 과정이 없어 아주 ‘야매요리’가 따로 없지만, 코 박고 맛있게 먹어주는 사람들 얼굴을 보면 이게 진짜 요리가 아닐 것도 없다. 게다가 엄마 닮은 딸이, 유독 잡채를 만들면서는 콧노래를 부르게 되더라는 것도.

새해가 되고 명절이 다가오면서 다시 꺼내든 잡채소스. 좀 건강하고도 색다른 식감을 찾아 서성이다가 마라탕용으로 쟁여둔 두부면을 꺼내 들었다. 내겐 무려 잡채소스가 있으니 겁먹을 것 없이 해보는 거다. 새해에는 조금 더 과감해지기로 했으니 요리 또한 도전인 거다. 두부면이라니, 신년에도 딱 맞는 재료를 기특하게도 생각해 내 마음이 덩달아 가벼워졌다.

삶을 필요도 없는 두부면. 물기 털어 준비하고 좋아하는 채소와 버섯 손질해 팬에 볶다가 두부면 투하하고 잡채소스와 참기름 둘러주면 끝. 우리 집 식구들이 좋아하는 익힘 정도로 볶아주면 그만. 아삭이가 좋으면 덜 볶고, 푹신이가 좋다면 더 익히면 된다.

이렇게 되면 잡채 만들기야말로 즉석요리가 다 되리니. 그 옛날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두부면 한 젓가락에 부추랑 버섯 둘둘 말아 딸내미 입속에 쏙 넣어주니, 비빔국수라도 된 마냥 마구 먹는다. “그거 밥반찬이니까 좀 남겨라.” 말하면서도 흐뭇해지는 ‘두부면 버섯잡채’ 상세레시피는 아래 새미네부엌 사이트 참고.

‘두부면 버섯잡채’ 재료

주재료 = 두부면 2팩 (200g), 느타리버섯 2줌 (100g), 폰타나 포도씨유 4스푼 (40g)

부재료 = 당근 1/5개 (40g), 양파 3/4개 (150g), 쪽파 4대 (40g), 마늘 3개 (15g), 참깨 1스푼 (10g)

양념 = 새미네부엌 쇠고기야채잡채소스 4스푼 (40g), 참기름 2스푼 (20g)

✅ ‘두부면 버섯잡채’ 만들기

1. 두부면은 채반에 받쳐 물기를 빼준다. 느타리버섯은 손으로 찢어주고, 당근은 5cm 길이, 0.5cm 두께로, 양파는 0.5cm 두께로 채썬다. 쪽파는 5cm 길이로 자르고, 마늘은 칼면으로 으깨 준비한다.

TIP 1. 버섯과 채소는 취향에 따라 다른 재료로 대체하거나 생략해도 좋다.

TIP 2. 통마늘이 없다면 다진마늘 1스푼으로 대체할 수 있다.

2. 예열한 팬에 포도씨유를 두른 후 마늘이 노릇해질 때까지 중불에서 볶는다.

3. 채 썬 당근과 양파를 넣어 중불에서 30초간 볶다가 버섯, 두부면, 새미네 잡채소스, 참기름을 넣고 중약불에서 1~2분간 더 볶는다. 마무리로 깨와 쪽파까지 올려주면 완성!

TIP. 매콤하게 즐기고 싶다면 채소를 볶을 때 고춧가루 1스푼을 같이 넣어 볶는다.

■자료 출처: 누구나 쉽고, 맛있고, 건강하게! 요리가 즐거워지는 샘표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www.semie.cooking/recipe-lab)

<‘새미네부엌’ 요리법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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