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패스, 익숙한 연어 DNA 활용 재료…유령법인들의 머니게임②

2024-12-12

올리패스 신주 인수 3개 법인 사실상 '한몸'

법인 설립 전 공장부터 인수…공장은 미가동 방치 상태

실제 공장주는 여전히 세바바이오텍

[인사이트녹경 = 박준형 기자] 만성적자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올리패스가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바이오 신사업을 추진한다. 연어 DNA(유전정보저장분자)에서 추출한 재생 성분으로 알려진 ‘폴리데옥시리보뉴클레오티드(PDRN)’ 원료의 대량 생산을 통해 재생의료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올리패스 인수에 나선 주체들은 과거에도 동일한 재료로 시장에 등장한 바 있지만 특별한 사업 성과를 보이진 못했다. 신규 최대주주로 등극하는 제노큐어의 본사 공장은 가동조차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법인 설립 전 공장부터 인수…기술력 의문·공장은 미가동 방치 상태

12일 <녹색경제신문>이 방문한 강원도 춘천시 거두농공단지 내 제노큐어 본사는 평일임에도 출입문이 봉쇄된 채 방치되고 있었다. 본사 건물에서는 상주하는 관리인 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앞서 제노큐어는 PDRN 생산을 위해 해당 공장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제노큐어는 지난해 9월 화장품 소재 개발회사 세바바이오텍이 보유한 해당부지에 대한 인수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 3월 PDRN 생산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원료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BGMP)’공장을 착공했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실제 아무런 설비투자도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해당 공장과 부지는 여전히 세바바이오텍이 보유 중이다. 내년 9월까지 설비 투자가 완료되지 않으면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세바바이오텍 관계자는 “제노큐어가 설립되기 전 관련 인물들이 찾아왔다”고 밝혔다.

그는 “세바바이오텍의 연구를 활용해 해당 공장에 대한 원료의약품 공장 인증도 받고 연구개발 용역 투자도 진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며 “공장을 그냥 넘겨줄 수는 없으니 2025년 9월까지 공장에 시설투자가 완료되면 그걸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법인을 설립하기도 전에 공장부터 인수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의 주장에 따르면 당시 제노큐어는 PDRN 생산에 관련한 기술조차 확보하지 못했던 상태였다. 원료의약품 공장 인증 역시 세바바이오텍의 기술을 통해 진행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앞선 관계자는 “제노큐어가 필요한 부분들을 세바바이오텍이 지원하고 있고, 제노큐어가 요청하면 서울사무실로 샘플도 팔고 연구 용역도 하고 있다”면서 “춘천 공장은 제노큐어가 임대하고 있는데 설비투자를 위해서 자금이 필요하다고 해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노큐어의 기술력에는 의문이 남는다. 특허청에 따르면 제노큐어가 국내에서 출원했거나 권리자로 등록된 특허는 △어류 유래 PDRN 또는 PN의 추출 및 정제 방법 △어류 단백질의 효소 가수분해물 및 이의 제조방법 △연어과 어류의 살로부터 고순도 디엔에이의 추출 방법 등 총 3건으로 확인된다. 이중 PDRN 생산과 관련된 건은 두건이다.

제노큐어는 지난해 7월 설립됐는데 해당 특허들 역시 설립 직후 등록되거나 양도됐다. 바이오메디팜이 등록한 ‘고순도 디엔에이 추출법’은 지난해 11월 바이오메디팜에서 제노큐어로 권리양도가 이뤄졌다. ‘PDRN 또는 PN의 추출법’은 세바바이오텍이 공동 특허권자로 올해 2월 특허등록이 결정됐다.

M&A 3개 법인 사실상 '한몸'…바이오로그디바이스 데자뷔

올리패스는 이달 26일부터 3차례에 걸쳐 200억원 규모의 유증증자에 나서는데 유증이 완료되면 100억원을 투자하는 제노큐어가 최대주주가 된다. 비엠물산과 쎌리뉴는 각각 50억원을 투입한다.

제노큐어는 지난해 설립된 신설법인이며, 쎌리뉴는 공유오피스에 주소를 두고 있는 사실상 장부상 회사다. 비엠물산은 지난해 비오팜에서 사명을 바꾼 곳으로 사명변경과 함께 제노큐어 측 인물들이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제노큐어와 함께 올리패스 인수에 나서는 법인들의 등기 이사진은 상당수가 겹친다. 오보경 제노큐어 대표는 비엠물산의 사내이사다. 박성환 쎌리뉴 대표는 비엠물산의 등기이사이며, 김태원 비엠물산 대표는 쎌리뉴 등기이사다. 비엠물산에는 오보경, 김태원, 박성환씨가 모두 등기이사에 올라있다. 3개 법인이 사실상 ‘한몸’처럼 움직인 셈이다.

실제 지난 12일 방문한 제노큐어 서울사무소에선 쎌리뉴의 박성환 대표를 만날 수 있었다. 박성환 대표는 제노큐어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 중 2건의 발명자로 있는 인물이다. 과거 ‘바이오메디팜 어업회사법인’, ‘네이쳐퓨어바이오 어업회사법인’에서 대표직을 맡은 것으로 확인된다.

바이오메디팜은 지난 2022년 바이오그디바이스와 PDRN 사업에 나선바 있다. 당시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바이오메디팜 전환사채(CB)에 투자하고 바이오메디팜이 설립한 넥스트바이오셀뱅크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현재 바이오로그디바이스는 넥스트바이오셀뱅크 지분을 모두 손실평가했으며, 바이오메디팜의 CB와 관련해선 파산신청을 한 상태다.

박성환 대표는 “현재 제노큐어 사무실에 아무도 없어 담당자에게 명함을 남겨주겠다”고 밝혔지만, 제노큐어 측의 연락을 받을 수 없었다. <녹색경제신문>은 오보경 제노큐어 대표에게 3개 법인으로 나눠 올리패스 신주를 인수하는 이유를 물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박준형 인사이트녹경 기자 insight@greened.kr

▶ 기사제보 : pol@greened.kr(기사화될 경우 소정의 원고료를 드립니다)

▶ 녹색경제신문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