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우리 국적항공사의 국제선 운항 정시성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운항량 증가로 인해 유럽 항공사들 역시 예정된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국토교통부는 국내외 53개 항공사(국적사 10개, 외국항공사 43개)를 대상으로 지난해 운항신뢰성과 항공교통이용자 보호충실성, 안전성, 이용자 만족도 등을 조사한 ‘2024년 항공교통서비스 평가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에어로케이, 에어서울,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국내 8개 항공사의 국제선 시간준수율이 2023년보다 다소 떨어졌다. 특히 에어서울은 전년도에 B등급(우수)이었으나 지난해는 D++ 등급(미흡)으로 4단계 하락했다.
반면 지방공항에서 출발하는 국제선을 운항하는 에어부산은 전년도에 이어 2024년에도 A+ 등급(매우우수)을 유지했다. 또 외항사 중에서는 전일본공수(ANA)와 카타르항공 등 12개사가 A 이상의 등급을 받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운항편 수 증가에 따른 공항과 공역 혼잡 등의 영향, 그리고 정비불량으로 인한 연결편 지연 등으로 인해 국적사와 외항사 모두 정시성이 다소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처럼 많은 항공편이 취항해 북적이는 공항은 공역과 슬롯 문제로 인해 실제 이착륙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져 당초 예정했던 출발이나 도착시각보다 늦어지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미다.
또 출발이 늦어지면 도착공항에서 항공기가 다시 승객을 싣고 돌아오는 시간도 늦춰지는 등 연쇄적으로 지연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항공기 연결관계로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방송이 이런 사례다.
외항사의 경우는 독일 루프트한자(E++(불량)), 에어프랑스(D+(미흡)) 등 유럽 항공사가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항공로에 제약을 받는 탓에 시간을 못 맞추는 빈도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

국내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에어로케이가 시간준수율이 매우 우수(A 등급 이상)한 것으로 평가됐으며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에어서울은 우수평가(B 등급 이상)를 받았다.
항공사가 유사시 승객의 피해구제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는지와 피해구제의 분쟁조정 결과, 행정처분 이력 등을 평가하는 ‘이용자 보호 충실성 평가’에선 국적사 모두 A 등급 판정을 받았다. 외항사는 길상항공(중국)과 말레이시아항공이 D등급(미흡)으로 판정됐다.
국적사를 대상으로 한 안전성 평가에서는 아시아나항공, 에어로케이, 에어부산, 에어서울, 진에어, 대한항공이 A 이상의 등급을 받은 반면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은 각각 E 등급(불량)과 F 등급(매우불량)이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말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참사, 티웨이항공은 항공안전 관련 절차 위반 등에 따른 다수의 과징금 처분 탓에 낮은 평가를 받았다는 해석이다.
국내 6개 공항(김포, 김해, 대구, 인천, 제주, 청주) 평가에서는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인천공항이 ▶신속성 ▶수하물 처리 정확성 ▶공항이용 편리성 등 3개 부문에서 모두 A 등급 이상의 평가를 얻었다.
박준상 국토부 항공산업과장은 “항공사의 안전성뿐 아니라 정시성, 공항의 신속성 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를 고려해 2025년 평가부터는 항공사의 지연율과 지연 시간도 반영하는 등 평가를 더 고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