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온가족이 대마 장사…가입 4000명 마약플랫폼 일망타진

2025-05-27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김보성)가 다크웹 내 국내 최대 마약유통거점인 사이트인 ‘탑코리아’를 사실상 일망타진한 것으로 27일 파악됐다. 수사팀은 총 19명의 마약 판매책을 적발해 이 중 15명을 구속기소, 4명을 최근 불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약 9억원어치 마약을 거래했다.

‘탑코리아’는 2020년 6월 개설돼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마약 유통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운영자는 마약 판매자에게 입점비를 받고 판매상으로 등록해준 뒤, 구매자와의 거래를 중개하는 방식으로 일종의 ‘마약 플랫폼’을 구축했다.

가입자 수가 약 4000명에 달하는 탑코리아는 현존하는 다크웹 내 마약 유통사이트 중에 가장 활발하게 운영됐으며, 사실상 유일한 사이트인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팀의 마약유통 조직 검거로 현재 다크웹에서 국내 마약거래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마약유통 모니터링을 하던 수사팀은 마약 판매 광고 등을 포착해 동향을 살피다가 2023년경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7월 "2023년 11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이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마약상 16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발표했는데, 이후 10개월간 추적 수사 끝에 잔당을 검거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검거된 이들 중에는 대마를 아파트에서 직접 재배한 뒤 다크웹을 통해 판매한 일가족도 포함됐다. 이 가족은 2023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약 383g(시가 약 4500만 원)의 대마를 거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정주부인 어머니가 재배를 담당하고, 아들이 온라인 판매를 맡았다. 이후 부자(父子)가 함께 마약을 특정 장소에 놓고 거래했다. 검찰은 이 중 부자를 구속기소하고, 어머니를 불구속기소했다.

다크웹 특성상 비대면 거래, 암호화된 메시지, 가상화폐 사용으로 인해 기존의 ‘통제배달’이나 폐쇄회로(CC)TV 분석 등 일반적인 수사 방식으로는 한계가 컸다. 이에 수사팀은 과학수사 기법을 동원해 판매책의 거래 패턴을 모니터링하며 가상화폐 은닉 및 현금화 과정을 추적해 범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亞 유일’ 국제 단속 작전 참여… 美 법무부 성과 발표

이번 수사는 한국이 유일하게 참여 중인 아시아 국가로서 국제 다크웹 단속작전 ‘랩터(Operation Raptor)’의 일환으로도 진행됐다. 이 작전에는 미국·독일·프랑스·영국·호주·네덜란드·스페인·브라질·스위스 등 10개국이 참여 중이며, 미국 법무부는 지난 22일 각국의 다크웹 단속 성과를 발표했다. 미 법무부는 한국이 이번 ‘탑코리아’ 검거로 미국(130명), 독일(42명), 영국(37명), 프랑스(29명)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은 검거 인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노만석 대검 마약조직범죄부장은 “마약 범죄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그중에서도 신원파악이 어렵고 암호화되는 다크웹·텔레그램 등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검찰은 수년간 쌓아온 과학수사 기법을 활용해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발맞추어 마약 차단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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