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S치과 서준석 원장
우선 이번 편을 쓰기에 앞서 불과 2달이 안되는 시간 사이에 일어난 많은 일들에 대해 필자의 소감을 말해보고자 한다.
현재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생 수 증원 및 그와 관련된 정책 추진으로 인해,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 결국, 수능 및 수시 모집이 시작되었고, 이에 의대생과 전공의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의사집단은 예전처럼 정부에게 결국 백기를 들기는커녕, 오히려 전공의와 의대생의 의견에 반하는 의사 협회의 회장을 끌어내리기에 이른다.
그리고, 의대생과 전공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의협 비대위가 결성되었고 이로 인해 의료계는 이전과 달리 정부와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리며, 단일대오의 투쟁을 계속할 원동력을 가지게 되었다. 탄핵된 의협회장 대신, 내년 1월 4일 새로 뽑힐 의협회장이 누가 될 것인지가, 약간의 변수로 남아있는 상황이었고 말이다.
하지만, 이 글을 읽을 모든 치과의사 동료분들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놀랐을 12월 3일의 계엄선포 및 해제 사태로 인해, 의협회장 탄핵뿐 아니라, 정부의 수장이자 가장 강력하게 의대생 증원 정책을 밀어붙인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게 되었다.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은, 12월 12일이고, 2번째 탄핵 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다. 최근 개봉해서 좋은 평가를 받은, ‘서울의 봄’에 나오는 12.12 군사반란 사태가 일어난 바로 그 날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뭔가 기분이 이상하지만, 역사책에서나 보았던 12.12 군사반란 사태 이후 무려 40여년이 지난, 2024년 현재, 또 다시 초유의 계엄사태가 터지고, 이로 인해 서울 한복판에 군부대가 동원되는 현실을 눈앞에서 보면서도 필자는 현실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 대통령의 계엄선포이후 이번 의대증원사태의 직접적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전공의를 그대로 특정지어서 처단하라는 문구가 버젓이 적힌 계엄 포고령이 대통령에 의해 작성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필자는 이 글을 시작하는 1편에서부터, 필자의 직업을 떠나 이번 ‘의대생 증원 사태’를 빌미로 대한민국의 잘못된 의료제도 및 교육제도가 처음으로 제대로 수정되고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그 마음이 더욱 더 강해지게 되었다.
그리고 필자가 예측한대로 ‘대통령 탄핵’이 현실화된다면, 이번 ‘의정갈등사태’에서 의사가 정부를 상대로 유의미한 승리를 얻어낼 가능성은, 꽤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번 ‘의정갈등사태’의 가장 큰 원인인 대통령이 없어졌다고 해서, 남아있는 고위 공무원과 현재 야당의원들이 절대 ‘의사의 입장’을 대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적어도 대통령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을때처럼, 아무런 대화도 오고 가지 않고, 오로지 정부의 입장만 밀고 나가는 ‘일방통행식의 일처리’가 되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이러한 ‘뉴노멀의 의정갈등사태’에 의료계는 어떤 방식으로 새로운 대정부와의 투쟁에 나서는 것이, 조금이나마 나은 결과를 도출할수 있을 것인가? 그것에 대해서는 다음편에 본격적으로 얘기해보고자 한다.
-이후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