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무역 협상의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 논의가 여전히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이 타결에 매우 근접했다”고 자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상반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오는 29일 열리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정상의 인식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났다.
이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공개된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투자 방식과 금액, 일정, 손실 분담 및 배당 문제까지 모든 요소가 여전히 협상 테이블 위에 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무역 합의의 큰 틀을 마련한 뒤, 한국이 약속한 대규모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성과 이행 방안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가 공식 발표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것이 한국에 파괴적 결과를 가져오는 수준이 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화는 계속되고 있으며 의견 차이는 있지만, 타결 지연이 곧 실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자 우방으로서 모두가 납득할 합리적 결론에 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23일(현지시간)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진행 중인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결국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고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잇단 외신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한미 간 이견에도 불구하고 '합리성'과 '상식'을 강조하며 협상 낙관론보다는 균형 잡힌 접근을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의 신중한 태도는 트럼프 대통령의 낙관적 발언과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오르며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타결에 매우 근접했다”며 “그들이 준비됐다면 나도 준비됐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이 협상 상황을 서로 다르게 평가함에 따라, 경주에서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무역 합의가 실제로 타결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대통령은 또 인터뷰에서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에서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던 한국 노동자 300여명이 이민 당국에 구금됐다 풀려난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노동자들에게 큰 트라우마를 남겼고 일부는 다시 미국에 가길 꺼린다고 들었다”며 “노동자들의 안전과 정당한 대우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미국 내 공장 건설 일정이 심각하게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양국이 재발 방지를 위해 논의 중인 비자 제도 개선과 관련해 “머지않은 미래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번 인터뷰는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지난 22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협의를 가진 직후인 24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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