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LG CNS 있는데도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쓰는 국내 대기업들..."설비 턱없이 부족"

2024-09-13

계열사 SI 업체 있어도 AWS·애져 사용

복잡한 사내 결재 시스템도 걸림돌

GPU·TPU도 없어...실속은 글로벌 기업이

[녹색경제신문 = 우연주 기자] 국내 대기업들이 계열사 SI 업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해외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추세다. 국내 기업들이 발빠르게 대응하지 못한 사이 AWS(아마존웹시스템)·애져(Azure)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국내 시장을 파고든 것이다.

삼성SDS·LG CNS·롯데이노베이트·농심데이타시스템 등 다수의 대기업 계열사에는 SI 업체가 하나씩 있지만 모두 AWS나 애져를 추가로 사용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십억 달러 규모의 FAB(제작 시설) 건설 프로젝트를 위해 AWS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AWS를 이용한 역사는 오랬다.

AWS의 소개자료에 따르면 2013년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는 ‘스마트 허브’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를 위헤 AWS의 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2016년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는 IoT 연결성을 위해 AWS를 사용해 빅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성하기도 했다.

LG전자도 2016년 1000대가 넘는 TV 플랫폼 운영 채널을 기존의 IDC에서 AWS로 바꿨다.

AWS는 홈페이지에 LG전자의 사례를 소개하며 "당시 ‘LG 씽큐(LG전자의 스마트홈 플랫폼)’ 비전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IoT 솔루션 중 다양한 기능을 보유한 업체는 AWS가 유일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IDC를 가진 통신사들도 마찬가지다.

SK텔레콤은 2021년부터 AWS를 사용하기 시작했고, KT도 AI 푸드 태그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AWS를 사용했다. LG유플러스도 트래픽 급증에 대비에 AWS를 쓴다.

계열사 SI 업체를 두고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는 이유로 업계 관계자들은 설비·기술 부족을 꼽았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 A씨는 "국내 기업들이 계열사 내 SI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없는 이유는 그만큼 운영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며 "국내 SI 기업들의 서버 양도 턱없이 부족한데다 GPU·TPU(데이터 분석 및 딥러닝용 NPU 집합체)는 아예 없다. 리소스가 부족하니 쓸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이어 "새로운 것들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클라우드 서버를 쓰게 되는데, 해외 클라우드 서비스는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다. 필요에 따라 사용량을 줄이거나 늘리는 것이 더 쉽다"고 말했다.

반면 계열사의 SI 업체의 서비스를 이용하기에는 복잡한 결재 과정도 걸림돌이다.

클라우드 업계에 종사하는 B씨는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우리의 경우 사내 클라우드를 사용하려면 왜 써야하는지 이유도 작성해야 하고 비용도 산출해 결재를 받아야 한다. AWS를 쓴다면 결제만 하면 되지 결재는 필요 없는 셈이니 해외 클라우드를 쓰는 것이 훨씬 간편하다"고 말했다.

국내 SI 기업들이 계열사에게조차 외면받는 동안 해외 클라우드 기업들은 국내에서 더욱 저변을 넓히는 추세다.

AWS가 다가오는 11월 개최하는 '인더스트리 위크' 행사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AWS 사용례가 소개된다.

AWS의 행사 자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물론 CJ올리브영, LG에너지솔루션, KT, 교보생명, HL만도, 티빙, 우아한형제들, LG유플러스, HD현대마린솔루션, CJ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내노라 하는 기업들이 모두 AWS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 SI 기업들이 AWS·애져와 같은 서비스를 내놓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판단이 빠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SI 업체 관계자 C씨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금부터 클라우드 설비를 증설해서 AWS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은 실현 가능성이 제로인 이야기다. AWS와 같은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은 30년 전부터 이러한 시장을 위해 준비해왔다. 이들은 전 세계에 IDC를 엄청난 규모로 만들고 그들의 서비스가 전 세계에 제공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C씨는 "이런 현실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국내 클라우드 수요를 다 커버하게 한다는 것은 현실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우연주 기자 lycaon@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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