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 뭉친 美이민자들…대대적 불체자 단속에 SNS로 조직적 대응
이민자 인권 단체들, '체포조' 뜨면 실시간 위치 추적
이민당국 이니셜 딴 'ICE크림 트럭 발견' 등 재치있는 메시지 공유도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이민자 공동체들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단속에 대응하기 위해 소셜미디어(SNS)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의 이민자 인권 단체들은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 직후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강화에 대비했다.
'이민자와 난민의 권리를 위한 일리노이주 연대'(ICIRR)의 홍보국장인 브랜든 리는 자신들이 구축한 기존의 이민자 '핫라인'을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을 서로 알리는 용도로 전환할 계획을 일찍이 수립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민자 인권 교육을 실시하는 방법을 100개의 회원 단체들과 공유했다고도 했다.
이런 과정 등을 통해 단체들은 SNS 등을 기반으로 하는 공동 대응망을 구축했다고 한다.
'의심스러운 활동'을 목격한 개인이 ICIRR 핫라인에 연락하면 ICIRR이 다른 단체들에 해당 활동을 확인해달라고 요청하고, 현장 영상과 사진을 찍어 알리는 전략이다.
실제 시카고 리틀빌리지 거리에 ICE 집행관들이 나타났을 때 이 연락망은 효과를 발휘했다. 리틀빌리지는 히스패닉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이다.
리틀빌리지의 활동가들은 SNS 등을 통해 ICE 집행관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공유했다.
시카고 시의원 마이클 로드리게스는 "동영상과 메시지들이 밀려 들어왔다. 사람들이 집행관들이 마을을 떠날 때까지 그들을 따라다녔다"며 집행관들은 결국 아무도 체포하지 못했다고 WSJ에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당국자들은 이민자 체포를 확대하고 있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활동가들이 ICE의 움직임을 조직적으로 추적하고 집행관들이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이민자들에게 교육하면서 체포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단체들을 주축으로 한 대응과 함께 SNS 사용자들의 자발적인 정보 공유 움직임도 활발하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규모 이민자 추방을 공언한 뒤 틱톡에는 ICE의 움직임을 알리는 영상들이 잇따랐다.
검열을 피하기 위한 방편으로 '아이스(ICE)크림 트럭'을 발견했다는 등의 재치있는 표현도 등장했다.
ICE 요원을 목격했다는 정보를 담은 미국 지도의 링크도 틱톡을 통해 공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런 활동이 공포 조장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국 버지니아 커먼웰스 대학교의 대니얼 모랄레스 교수는 정보 전달과 이민자들이 밖에 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도록 하는 공포 형성 사이의 섬세한 균형이 필요하다며 실제 일어난 일을 확인하고 지역 이민자 단체의 계정을 팔로우하는 것이 좋다고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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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