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폭등' 日 장관 “쌀 사본 적 없어, 지지자들이 팔만큼 준다”

2025-05-20

일본 국민들이 쌀값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현지 농림수산상이 “쌀을 사본 적 없다. 지지자들이 쌀을 많이 주신다. 집에 팔아도 될 정도로 있다”라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19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는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이 전날 규슈 사가현 사가지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정치자금 행사에서 비축미와 관련해 발언하던 중 나왔다.

최근 쌀 가격이 급등하는 등 고물가 부담으로 일본 국민이 힘든 상황에서 쌀 가격 안정화에 힘써야 할 담당 각료가 이 같이 발언하자 현지에서는 무책임하다며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실제로 일본 최대 포털 야후재팬에서는 해당 발언을 전한 신문 기사에 하루만에 1만 3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다른 매체 기사에도 수천개의 댓글이 이어졌다.

현지 네티즌들은 “결과를 기다렸지만 쌀 가격은 또 올랐다”, “능력 부족을 이번 문제로 여실히 드러냈다”, “국민의 책임이라면 저 사람을 당선시킨 것”, “뇌물 수수를 적용할 수는 없나” 등 비난을 쏟아냈다.

비판이 거세지자 에토 농림수산상은 “팔 정도로 있다는 것은 지나친 말이었다.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고 사과했다. 다만 “결과를 내는 것으로 보답하고자 한다”며 각료직을 사임하지는 않겠다는 뜻 나타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에토 농림수산상이 실제로는 쌀을 정기적으로 구입하고 있다면서 “실태와 다른 듯한 말을 해서 소란을 일으킨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또한 매일 소매가격의 동향에 대해 보는 대신 슈퍼마켓에 직접 가서 가격을 파악하는 등 주의 깊게 살피고 있다”고 해명했다.

일본에서는 지난 12일 쌀값이 18주 만에 소폭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갑절 이상 비싼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비축미를 잇달아 방출해 공급량을 늘리고 있으나 대책이 늦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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