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미국 시장 전기차 가격인하 가능성 일축..."쉽지 않은 이야기"

2025-09-04

김동욱 현대차·기아 부사장 "좋은 제품 더 만들 것"

美 IRA 개정...전기차 보조금 9월 30일부터 폐지

중국산 EV 저가 공세..현대차, 일본서는 가격 인하

[서울=뉴스핌] 김승현 김아영 기자 = 현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 후에도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EV) 가격을 인하하지 않을 전망이다.

김동욱 현대차·기아 전략기획실 부사장은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한국경제인협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기업성장포럼 출범식' 이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내린다는 이야기가 있다'는 질문에 "그것은 쉽지 않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아직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은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어프로치(접근법)보다는 좋은 제품을 더 만들어서 (접근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제 혜택'을 고려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는 "약간 다른 선에서 별도로 (미국) 정부와 협의해야 할 문제인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IRA(인플레이션 감축법)를 개정하면서 미국에서는 이달 말인 30일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최대 7500달러)이 폐지된다. 예정보다 7년 앞당겨진 조치로, 이후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가격 인하 가능성이 거론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침에 보조금 폐지 전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며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했고 현대차·기아도 수혜를 입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8월 미국 시장에서 총 17만9455대를 판매해 역대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대비 10.9% 증가한 수치다.

이 중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총 판매대수는 4만9996대로 지난해 8월 대비 51.8% 증가했다. 역대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이다. 구체적으로 현대차 2만9431대, 기아 2만565대로 각각 역대 최다 판매량이다. 이에 따라 미국 내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비중도 27.9%로 역대 최고다.

친환경차 타입별로도 HEV(3만3894대, 전년비 59.1%↑), 전기차(1만6102대, 전년비 38.5%↑) 모두 역대 월간 최다 판매다.

미국 전기차 보조금 이슈와 별도로, 중국산 전기차 업체들의 폭격에 가까운 저가 공세가 시작되며 현대차는 일본 시장에서 가격 인하를 선언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일본법인은 지난달 29일 기간 한정 할인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기간은 12월까지다. 주력 EV인 '아이오닉 5'는 158만엔 낮춘 391만엔에, '코나 EV'는 98만3000엔 인하해 301만엔부터 판매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는 미국 전기차 보조금 종료와 중국산 저가 공세에도 가격을 인하하기 보다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좀 더 집중해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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