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금융신문=신경철 기자)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에서 BBQ와 처갓집양념치킨 1만5000원 할인 쿠폰이 사실상 무제한 발급되면서 순식간에 ‘주문 대란’이 벌어졌다. 우아한형제들 배민 앱에는 ‘공짜 치킨’을 주문하려는 이용자가 몰리면서 일부 치킨 가맹점에는 큰 혼란이 빚어졌다.
28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공짜 치킨 가져가세요’ 등의 제목으로 전날부터 배민에서 진행된 할인 쿠폰 획득 방법이 공유됐다.
작성자는 “배민을 탈퇴 후 재가입하면 BBQ와 처갓집양념치킨 15,000원 할인 쿠폰을 계속 받을 수 있다”며 인증샷까지 공개했다. 실제 쿠폰 발급 화면에는 ‘사용 후 재발급 가능 (본인인증 기준 1일 999회)’이라는 안내문이 공지됐다. 사실상 할인 쿠폰을 무제한으로 발급받아 쓸 수 있다는 믿기 힘든 내용이었다.
이 글이 올라오자마자 댓글 창에는 "진짜 되네", "나도 방금 성공" 등 놀라움과 환호의 반응이 빗발쳤다. 같은 방법으로 쿠폰 받기에 성공했다는 이용자들의 인증도 속속 공유됐다. 커뮤니티에는 급기야 “무료 치킨 파티”라는 말까지 등장하며 수백 명이 한꺼번에 쿠폰 대전에 뛰어들었다.
무제한 쿠폰 소식은 전날 밤부터 온라인 전역으로 퍼졌다. SNS와 타 커뮤니티 이용자들까지 가세하면서 "배민에서 무한 쿠폰이 뿌려진다"는 소식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다.

◆ “얌체 이용자” vs “회사 잘못”…엇갈린 여론과 책임 공방
이른바 ‘공짜 치킨’ 주문 대란으로 인한 피해도 현실화됐다. “최소 주문금액 15,000원에 무료배달 가능한 가게를 노려라”라는 팁까지 퍼지면서 일부 가게에 주문이 몰렸다. 쿠폰을 반복 사용해 치킨 대신 콜라 수십 개를 한꺼번에 주문했다는 인증도 나왔다.
배달기사 역시 몰리는 주문에 밤새 분주하게 뛰어야 했다. 정상적으로 주문한 소비자들까지 덩달아 배송 지연 피해를 보는 상황이 됐다.
심지어 쿠폰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배민 쿠폰으로 대신 주문해준다”는 글이 잇따랐다. 한 판매자는 “BBQ 15,000원 쿠폰 코드 팝니다. 13,000원에 모십니다”라며 쿠폰을 현금에 팔려 했다. 또 다른 글에서는 “치킨 90% 가격에 대리 주문 해드림”이라고 홍보했다.

사태가 커지자 이를 두고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시스템 오류를 악용하는 행위는 명백한 범죄”라며 “고작 15,000원 쿠폰 때문에 전과자 되고 배달앱 영구정지 당하고 싶으면 해보라”는 경고 글이 올라왔다. 시스템 허점을 노린 악의적 행위인 만큼 향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어차피 쿠폰을 뿌린 건 회사 책임”이라며 이용자 편을 드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커뮤니티 일부 회원들 사이에서는 “버그도 운영의 일부다. 알아낸 사람이 장땡”이라며 회사의 관리 소홀을 지적하고 쿠폰 활용을 정당화하는 주장도 나왔다.
쿠폰 정산 비용의 부담 주체를 두고도 논란이 크다. “BBQ가 손해를 봤다면 진작에 막았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제기됐다. 쿠폰 발행 주체인 배달의민족 측과 제휴 브랜드 측 중 어느 쪽이 피해를 볼지 의견이 분분했다. 자칫 플랫폼과 입점 브랜드 간 책임 공방으로 번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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