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제강그룹이 호주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호주 현지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의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우려를 상쇄하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동국제강그룹의 냉연도금·컬러강판 전문회사 동국씨엠은 호주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동국씨엠은 호주 현지의 한 상사와 거래를 통해 컬러강판 등을 수출했지만 그 수치가 미미했다. 그런데 최근 5년간 수출물량이 크게 늘어 동국씨엠의 전체 수출 물량 중 10% 가량이 호주로 수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동국씨엠은 인력을 파견해 호주 시장의 성장성을 파악한 이후 연락망 혹은 판매 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상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되면 향후 생산라인 투자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국씨엠은 호주 시장을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보고 있다. 동국씨엠의 전체 수출 물량 중 15~20% 가량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철강 쿼터 축소 및 관세가 부가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데 동국씨엠 역시 여기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에 호주 시장 개척 및 성장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의 수익성 악화 우려를 상쇄한다는 복안이다. 앞서 동국씨엠은 유럽, 멕시코, 인도 등 대륙별로 현지 법인을 설치하고 신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은 포스코, 현대제철과는 다른 방향이다. 포스코는 미국에 상공정 투자를, 현대제철은 미국에 전기로 투자를 각각 검토하고 있다.
동국제강그룹 관계자는 “미국에 직접 투자 계획은 없다”면서 “미국의 관세 정책이 상세하게 발표되면 적시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금은 신시장 개척을 통해 미국 리스크를 상쇄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거점이 다변화되고 포트폴리오가 다양해지면 대응력이 상승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