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영아기 항생제 과다 투여로 인한 극심한 비만에 시달리는 12세 소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6일(현지 시간) 중국 온라인 매체 ‘바스틸레’에 따르면 허난성에 거주하는 소녀 란란(12)은 현재 키 150cm에 체중이 194.4kg이다. 이는 생후 6개월 경 고열 치료를 위해 투여된 다량의 항생제가 원인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란란의 아버지는 “항생제 투여 이후 딸의 체중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며 “가족 모두가 식단 조절을 위해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호소했다.
현재 란란은 비만으로 인한 심장 및 신장 기능 저하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 최근에는 호흡 불안정으로 병원에 입원한 상태며 위절제술을 앞두고 있다.
란란의 어머니는 “학교에서도 사고 위험을 이유로 입학을 거부했다”며 “치료비 마련을 위해 집까지 팔았다”고 했다.
이와 같은 항생제 과다 복용과 소아비만의 상관관계는 이미 학계에서 입증된 바 있다. 2020년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기 항생제 투여는 비만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영유아건강검진을 받은 3만1733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항생제 투여 종류가 많을수록, 투여 기간이 길수록 비만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180일 이상 항생제를 투여할 경우 30일 이내로 사용했을 때보다 비만 위험이 40% 가량 높아졌다.
또한 생후 6개월 이내에 항생제를 처음 투여받은 경우 18~24개월보다 비만 위험이 33%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장내미생물균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장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이 항생제로 손상을 입어 비만 확률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의료계는 “항생제 처방 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