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조기 사용이 인체 건강에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열 건조 과정에서 옷이 손상되며 발생하는 극미세 섬유 조각, 이른바 ‘미세플라스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환경단체 ‘타호호 보존 연맹’과 네바다주 DRI 공동 연구팀은 일반 가정 건조기 배출구를 분석한 결과, 건조기를 한 번 가동할 때마다 평균 138mg, 개수로는 수백만 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방출된다고 발표했다.
건조기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은 바람을 타고 집 안 공기 중에 떠돌며 호흡기를 통해 인체로 유입된다. 더 큰 문제는 몸속에 들어간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지 않고 축적된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호흡기·심혈관계 질환 등 각종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미국 내 8200만 대의 건조기를 기준으로 하면 연간 3543톤의 미세플라스틱이 대기 중으로 배출된다는 계산이다. 미세플라스틱이 나오는 주된 이유는 많은 의류가 석유 기반 합성섬유로 제작된 데 있다. 고열 건조 과정에서 옷에 미세한 손상이 생기며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져 나오는 것이다.
건조기 필터가 있더라도 이처럼 아주 작은 조각까지 걸러내기 어렵다. 필터를 통과한 미세플라스틱은 공기 중 혹은 배수로를 타고 배출된다. 특히 배기식 건조기의 경우 배출 공기 속에 미세플라스틱이 그대로 포함돼 있어 위험성이 더욱 크다. 공기 중을 떠다니는 미세플라스틱은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오며, 체내에서 분해되지 않은 채 각종 염증과 세포 손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최근 건조기 보급률이 빠르게 늘며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보급률은 2020년 12%에서 2023년 35%로 크게 뛰었다. 미세먼지, 황사 등 외부 환경 악화와 간편함을 추구하는 생활 방식 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문제는 이뿐이 아니다. 건조기는 높은 탄소 배출량을 가진 가전제품으로도 꼽힌다. 건조기 1회 사용 시 배출되는 탄소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 100개를 제조·폐기하는 것과 맞먹는다.
국내외 기업들은 미세플라스틱 필터 기술 고도화에 나서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게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DRI 연구팀 역시 “옷 자연 건조와 같은 작은 행동 변화 하나하나가 미세플라스틱 배출을 줄이고, 우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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