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제주항공 참사와 같은 여객기 사고를 막기 위해 공항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 등을 재시공하거나 철거하기로 했다. 또 제주항공 유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국토 교통 안전관리 방안을 담은 ‘2025년 주요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무안국제공항의 ‘콘크리트 둔덕’처럼 항공기 안전을 위협하는 구조물을 개선하기로 했다. 국토부 조사에 따르면 국내 공항 활주로와 관련한 콘크리트 구조물 8개, 철골 구조 1개 등 총 7개 공항 9개 시설에서 개선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공항(4m), 포항경주공항(2m), 광주공항(1.5m) 등 최소 3곳의 전국 공항에는 콘크리트와 흙으로 만들어진 둔덕 위에 로컬라이저가 세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달 말까지는 전국 공항의 18개 관제 시설에 대한 특별 안전 점검을 통해 관제사 인력난 등의 문제를 조사할 예정이다. 저비용항공사(LCC)를 포함한 항공사들이 정비를 철저히 하고 있는지 종합 안전 점검도 실시한다. 사고 유가족을 위해 생활·의료 지원, 추모 사업 등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도 추진할 계획이다.
자동차·철도·도로 등 교통 전반에서의 안전 취약점도 개선하기로 했다. 지난해 8월 인천 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처럼 대규모 피해를 낳는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배터리 인증제와 배터리 이력관리제를 다음 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또 열차 탈선·장애 위험을 미리 감지하기 위한 첨단 안전 시스템도 확충한다.
국토부는 또 전국을 바둑판처럼 잇는 철도망 구축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4×4 고속철도망’ 중 국토를 동∼서로 잇는 4개 축은 서울속초선, 경강선(인천 송도∼강릉), 대구광주선, 경전선(목포∼부산)이다. 이 중 경전선의 보성∼목포 임성리 구간을 올해 하반기 개통한다. 남∼북으로 잇는 4개 축은 서해전라선(대곡∼여수엑스포), 중부내륙선(수서∼거제), 중앙선(청량리∼경주), 동해선(제진∼부산)이다. 중부내륙선 수서∼광주, 김천∼거제 구간은 올 하반기 착공한다.
올 하반기 서울 상암에서는 국내 최초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시범 운행이 개시된다. 그동안 무인 자율주행차 실증은 운전자가 운전석에 탑승한 상태로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탑승자 없이 시속 50㎞ 속도로 시범운행지구 순환 구간 3.2㎞를 달린다. 최고 시속 100㎞의 고속 자율주행과 장거리 자율주행 실증 지원을 위해 전국 고속도로는 자율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주요 업무 계획과 관련해 농산물 수급 불안을 해소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국민 생활과 밀접한 농축산물인 배추·무·마늘·양파·사과·한우 등 10대 품목을 중심으로 수급 위험을 관리하고 공급 여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K푸드 플러스’ 수출 140억 달러를 목표로 포도·딸기 등 과일을 고급화하고 대규모 마케팅을 지원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업무 계획에서 미국 신행정부 출범에 따른 수출입 물류 영향에 대비해 임시 선박 투입과 중소기업 물류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수산물 물가 관리를 위해 상반기 중 전체 할인 행사 예산(1000억 원)의 최대 80%를 투입하고 필요할 경우 추경도 편성할 방침이다. 또 연안 지역 활력을 높이기 위해 상반기 중 복합 해양레저관광도시 2개소를 선정할 방침이다. 해수부는 1곳당 1조 원의 투자를 통해 크루즈·해양생태공원 등 신규 관광 콘텐츠를 활성화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