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아물기엔 짧았던 두 달…안세영, 컴백 무대 준우승

2024-10-21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파리올림픽 이후 첫 국제무대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 오르며 정상급 실력을 입증했지만, 여전히 몸과 마음에 치유할 상처들이 적지 않은 듯했다.

세계랭킹 2위 안세영은 지난 20일 덴마크 오덴세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덴마크 오픈(수퍼750) 여자 단식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세계 3위)에 0-2(10-21, 12-21)로 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파리올림픽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 배드민턴 대표팀의 행정 및 운영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던 그는 부상까지 겹쳐 두 달 넘게 휴식을 취한 뒤 국제무대에 컴백했다.

코트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온전한 몸 상태는 아니었다. 상대전적에서 8승 2패로 앞섰던 왕즈이와의 결승전에서 안세영은 몸이 무거워 보였다.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던 스매시와 드롭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렇다 할 반격의 기회조차 잡지 못한 채 39분 만에 두 게임을 내리 내주고 경기를 마쳤다. 이달 초 전국체육대회 여자 일반부 단체전에 삼성생명 동료들과 함께 나섰다가 무릎 통증으로 결승전에 불참했는데, 여파가 덴마크 오픈까지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심리적으로도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덴마크 오픈에 앞서 ‘한시적으로 후원사(요넥스)의 경기화를 신지 않아도 된다’고 통보했지만, 안세영은 개인 스폰서십 계약을 맺은 신발(아식스) 대신 후원사 제품을 착용하고 코트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안세영측 관계자는 “자신에게만 예외를 허용한 게 대표팀 동료의 눈에 특혜로 비칠 수 있다는 생각에 선수가 상당한 부담감을 느낀 것으로 안다”면서 “안세영은 경기화와 관련해 자신뿐만 아니라 모든 대표팀 선수들에게 똑같이 선택권이 주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비록 육체적·심리적으로 100%가 아니었지만, 안세영은 국제대회 복귀전 준우승을 차지하며 여전한 실력을 입증했다. 경기 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재활하면서 많은 준비를 하지 못했지만, 팬들의 관심과 환호 덕분에 코트에 복귀할 수 있었다”면서 “저의 배드민턴을 기다려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번 대회 준우승과 함께 안세영은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는 “안세영이 파리올림픽 이후 휴식을 선언하고 국제대회에 나서지 않고 있는 현재 1위 천위페이(중국)의 랭킹 포인트를 뛰어넘었다”면서 “새 랭킹은 다음 주에 발표된다”고 말했다. 배드민턴 세계랭킹은 최근 1년간 참가한 BWF 공인 대회 중 성적이 가장 좋은 10개 대회 랭킹 포인트를 합산해 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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