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의 차별화 상품 '한손한끼', 외국인 '쇼핑 필수템'으로 등극
"외국인들이 싹쓸이"...명동 호텔 인근 편의점선 하루 매출의 70% 차지도
'K-쉐이크'는 이런 맛?..."바삭 씹히는 곡물 크런치 식감이 일품"
[편집자주] 매년 쏟아지는 다양한 먹거리 가운데 많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제품에는 분명 특별한 점이 있다. 먹고 마시는 즐거움은 삶의 활력이자 원동력을 주기 때문이다. 익숙한 맛에서 추억을 찾고 새로운 맛에서 영감을 얻는 식이다. 경기침체 속에서도 지갑을 열게 하는 '그 맛'의 담당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본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저희도 놀랐습니다. 외국인분들이 거의 싹쓸이 해갑니다."
박형규 BGF리테일 상품본부 가공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당연히 잘 될 제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터질 줄은 몰랐다"며 이같이 말했다.
편의점 CU가 차별화 상품으로 내놓은 식사대용 쉐이크 '한손한끼'가 외국인 관광객을 중심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명동, 홍대, 성수, 제주, 부산 서면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지역에서 반응이 뜨겁다. 지난 7일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한손한끼' 등 기타대용식 담당자인 박 MD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한손한끼는 지난해 6월 CU가 출시한 스파우트 파우치 형태의 단백질 쉐이크로 물 또는 우유, 두유 100㎖를 넣고 흔들어 먹는 제품이다. 다이어트 중이라는 그는 이 제품을 아침, 저녁 대용식으로 챙긴다며 연신 '맛있다'고 강조했다.
당초 다이어트족을 겨냥해 기획한 제품인데 예상치않게 외국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 MD는 "외국인들의 인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초반에는 내부 업무공유 게시판에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안내문 요청이 올라오는 것을 보고 수요를 파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손한끼 제품이 본격적으로 인기몰이를 한 것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쯤이다. 출시 초반엔 다이어트, 건강관리 등에 관심이 많은 20~30대 여성 고객 위주로 판매되다가 이후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확산되기 시작하면서 판매량이 급격히 늘었다.
박 MD는 "대만, 홍콩 등의 인플루언서들이 SNS에서 '한국 필수 쇼핑템'으로 소개하면서 유명세를 탔다"며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묵는 명동, 홍대의 호텔 근처 CU 매장에선 주말 하루 매출의 70%를 '한손한끼'가 차지하는 날이 있을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1월 대비 3월 한손한끼의 매출 증가율은 208.3%에 달한다. 이달에도 판매량이 지속 늘고 있다. 폭발적인 인기에 공급물량도 확대했다. 기존 한 달 주기로 제품을 생산, 납품받았다면 최근에는 일주일 단위로 생산일정을 늘렸다.
박 MD는 한손한끼의 인기 비결은 '맛'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제품 본연의 맛이 좋고 곡물 크런치가 씹히는 식감도 훌륭하다"며 "생식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서 제조해 맛 측면에선 출시 초반에도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홍보가 잘되더라도 식품은 맛이 없으면 재구매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인기가 지속되는 자체가 '맛'을 증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CU는 이달 중 한손한끼 '딸기 맛'을 추가로 선보인다. '딸기'는 동남아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한국 과일로 유명하다. 현재의 한손한끼 열풍을 이끈 대만, 홍콩 등 중화권 관광객뿐만 아니라 동남아, 일본 등 관광객에도 어필하겠다는 구상이다.
'한손한끼' 시리즈의 올 한해 매출 목표치는 200만개다. 지난해 6월 출시해 지난달까지 누적 80만개를 달성, 특히 올 초부터 매출이 급격히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충분히 실현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박 MD는 "경기침체로 편의점이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손한끼가 포함된 기타 대용식 카테고리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일반 점포 도입도 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날씨가 풀리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이 늘고 있고 다이어트의 계절인 여름도 다가오고 있다"며 "원활한 공급·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