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회장
“김정은 병진 노선의 성공적 사례로 볼 수 있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 사실상 김정은의 병진 노선(핵무기와 경제 병행 발전)이 성공한 것이며 단순한 ‘총알받이’가 아닌 북한군의 최정예 병력을 보낸 것이라는 워싱턴의 북한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북한 및 베네수엘라 등을 다루는 ‘특별한 임무를 위한 대통령 특사’로 리처드 그레넬 전 미국 주독일대사를 임명한 것은 북한에게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그렉 스칼라튜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회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타임스재단 주최로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 알렉산드르 만수로프 조지타운대 교수, 마이클 젠킨스 워싱턴타임스 회장이 참여해 열린 웨비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칼라튜 회장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관련해 “이 작전의 핵심은 돈“이라며 “알려진 바에 따르면 병사 한 명당 2000달러가 거래되며 미사일 기술도 이전되고 있을 수 있고, 북한에 인도적 지원품이 제공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는 북한 역사상 가장 대규모로 폭력과 불안정성을 수출하는 이익 창출 작전“이라며 “김정은의 병진 노선에 대한 성공적인 사례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칼라튜 회장은 다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최정예 병력을 파견했으며 단순히 ‘총알받이’ 병력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한이 파병한 군인들은 조선인민군 특수부대 제11군단, 즉 ‘돌격대‘로 알려진 병력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들은 북한에서 가장 잘 먹고, 잘 훈련된 병력으로 러시아 군대가 사용하는 소형 무기에 능숙하며 낙하산 훈련을 받은 특수부대”라고 설명했다.
스칼라튜 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사상자가 몇이 나오든 그 숫자가 결정적일 정도로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짚었다. “북한은 1990년대 대기근 동안 300만명이 사망했음에도 정권이 붕괴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10만, 20만, 혹은 50만명이 사망한다고 해도 북한 체제가 무너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다.
그는 그레넬 전 대사의 특사 임명과 관련해선 “새로 취임할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고위 외교관”이라며 “북한에 우리가 여기 있고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짚었다. 다만 그는 “물론 이는 (미국이) 여러 행정부에 걸쳐 북한에 보냈던 신호“라며 “실패로 끝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 관여한 (북한) 사람들은 큰 대가를 치러야 했고, 그래서 김정은을 보좌하는 사람들이 어떤 것을 권할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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