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몽골 간 농업, 구조적·지속 가능한 방식이 돼야

2025-09-10

[전남인터넷신문]전라남도는 최근 3박 4일간의 몽골 공식 방문을 통해 기후위기 공동 대응, 농업·통상·교육·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 협력의 물꼬를 텄다. 전남도가 몽골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울란바토르시와의 우호교류 협약 체결, 농업기술 협력, 관광 홍보, 문화 교류, 수출상담회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농업은 두 지역 모두의 생존과 직결되는 분야이자 협력의 여지가 가장 크다. 그러나 이번 교류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고 구조적·지속 가능한 협력 관계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몽골과 전남 농업의 강점과 약점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상호보완적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몽골의 농업은 광활한 국토와 청정 환경을 기반으로 한다. 국토의 70% 이상이 초원 지대이기 때문에 양·염소·말·소 등 방목 중심의 축산업이 발달해 있는데, 육류 수출은 전 세계적으로 193개국 중 61위로 전남의 축산업과 일부 경쟁 관계에 있다. 다만, 캐시미어·양모·가죽 등 고품질 동물성 원자재는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높으며, 전남과 경쟁 관계에 있지 않다. 또한 농약이나 화학비료 사용이 적어 ‘유기농’ 혹은 ‘청정 농산물’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유리하다.

재배작물은 밀·보리·감자·당근 등 한랭기후에 재배하기 좋은 품목들인데, 극심한 기후변화와 잦은 한파, 사막화가 농업 안정성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 더불어 관개시설·저장유통·가공 인프라 부족으로 생산성이 낮고, 채소와 과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 식량 자급률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전남의 농업은 첨단 기술과 고부가가치 가공 능력에서 강점을 보인다. 스마트팜, ICT 융합 농업, 수경재배, 첨단 온실 등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을 보유해 제한된 토지에서도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런데 스마트팜, ICT 융합 농업, 수경재배, 첨단 온실 등을 이용한 전남의 농업기술은 우수하나 전남에는 스마트팜, ICT 융합 농업, 수경재배, 첨단 온실 등의 후방산업 기업이 적어 몽골에 기술을 이전해도 전남의 후방산업와 연계가 되지 못해 실익의 기대가 쉽지 않다.

2023년 기준 몽골 전체 인구의 전기 접근률은 100%에 가까울 정도로, 사실상 전국적으로 전기 공급이 가능해 스마트팜의 설치를 위한 전기 인프라는 되어 있다고 할수 있으나 농촌지역에는 디젤 발전 및 재생에너지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은 점 등 전기 공급의 질과 신뢰도는 개선의 여지가 많다. 다만, 재생에너지(태양광, 풍력, 수력)는 설비 용량 기준 약 18.3%, 실제 생산 비중은 9.6% 정도로 비중이 높은데, 이것은 전남의 풍력, 태양광 등이 많은 것과 공통점이 많아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한국의 가공식품과 K-푸드는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얻고 있으며, 전남에도 산지를 중심으로 한 가공식품 공장이 다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공기술의 노하우 축적에 의한 몽골의 자원활용 및 우리나라 가공식품의 수출 측면에서는 상호 협력과 발전 가능성이 많다.

이처럼 몽골과 전남은 농업 구조에서 상호보완적 성격을 가진 부분이 있다. 몽골은 넓은 토지와 축산 자원이라는 강점이 있으나 기후 취약성과 기술 부족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고, 전남은 기술과 가공 역량을 보유했지만 농지 협소와 고비용 구조에 발목이 잡혀 있다. 따라서 몽골과 전남이 협력한다면 몽골의 자원과 전남의 기술을 결합해 식량 자급률 향상, 청정 브랜드 개발, 기후위기 대응형 농업모델 구축 등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전남도의 이번 방문은 그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진정한 성과는 단순한 협약이나 이벤트가 아니라, 중장기적 전략 속에서 구조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 체계를 만드는 데 있다. 일본은 JICA를 통해 몽골 농업기술 협력, 재생농업과 탄소금융 연계 사업 등 구조적·지속 가능한 방식을 만들어 놓은 상태이다. 전남 역시 장기적 안목에서 정책과 산업을 결합한 협력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농업은 더 이상 한 지역만의 과제가 아니다. 전남과 몽골이 손잡고 구조적·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구축한다면, 이는 단순한 지역 간 교류를 넘어 국제 사회가 주목하는 성공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은 생명 산업이자 미래 산업이다. 따라서 이번 협력이 전남과 몽골 농업의 한계를 넘어서는 혁신적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참고문헌

허북구. 2025. 전남 농업 정책, 산업 생태계로 확장해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 칼럼(2025.9.8.)

허북구. 2024. 나주시, 스마트팜 후방산업 육성 최적지이다.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 칼럼(2022.6.13.)

허북구. 2022. 전남 농업, 후방산업 육성해 시너지효과 내야. 전남인터넷신문 허북구 농업킬럼(2022.6.9.).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