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받아 반찬 사고 공과금 낸다”...생활자금 사용, 1년 만에 20조 급증

2024-10-03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 자료

올해 2분기까지 324조원

신용대출 등 상환도 급증

최근 금리인하 기대감 등으로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늘어난 가운데 국내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가량인 300조원 이상이 생활비 등 주택 구입 이외의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최근 들어 고물가와 경기부진으로 민생경제 상황이 악화하면서 사업자금이나 생활자금 용도로 인한 대출수요가 크게 늘어 지난 1년간 해당 대출이 20조원 이상 늘어났다.

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698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주택 구입 이외의 목적으로 사용된 금액은 324조원에 달했다. 이는 1년 전보다 21조3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자금용도별 비중으로 보면 주택구입 이외 목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비중이 전체의 46.4%에 달했다. 같은 기간 주택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은 29조5000억원 증가한 374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이 취합한 자료에서 국내은행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같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은행, 특수은행 등 총 19곳이다. 주택구입 이외 대출은 생계자금을 포함한 주택임차(전월세), 기차입금 상환자금 등이 해당된다.

주택담보대출에서 주택구입 이외 용도의 자금이 증가하며 최근 주택담보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데 영향을 줬다. 주택구입 이외 목적의 주택담보대출은 올해 2분기에만 전 분기에 비해 6조3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주택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10조5000억원 늘어나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주택구입을 위한 주택담보대출이 1조7000억원 줄어들 동안 주택구입 이외 대출은 11조4000억원 늘어나 대비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다른 대출보다 금리가 저렴한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해 신용대출 등 다른 빚을 갚으려는 차주들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내수 부진 등으로 사업자금과 생활비로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보고 있다.

최철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기본적으로 금리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해 부동산 매입 수요가 늘어 주택담보대출이 늘었다”며 “(주택구입 이외 대출이 늘어난 것은) 개인사업자금이 부족해서 받거나 가계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은행이 금리인하 시점을 저울질 하는 가운데 가계부채가 급등 조짐을 보이면서 생활자금 목적의 대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말 기준 가계부채는 1896조2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올해 1분기 기준 92.0%로 전년 4분기보다는 하락했지만, 주요국 가운데 5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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