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KBS 해설위원의 일갈 “전술적 준비못하면 3차 예선 내내 고전”

2024-09-06

그간 수십년에 걸친 월드컵 예선에서 대한민국이 상대한 한 수 아래 아시아 팀들의 상징은 바로 '침대축구'였다.

아시아의 강호 대한민국을 만난 대다수 아시아 팀의 전술은 간단했다. 일명 두 줄 수비를 앞세워 꼬리를 내린 채 방어에만 집중했고, 어쩌다 얻은 기회를 살리면 곧바로 눕기 바빴다.

홈이든, 원정이든 상대는 오로지 승점 1점을 얻어가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축구 팬들의 분통을 터지게 한 '침대 축구'가 탄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아시아 축구의 기류가 급변했다. 올 초 열린 카타르 아시안컵은 아시아 축구가 상향 평준화됐음을 상징하는 무대였다.

'전술'이라는 옷을 입은 아시아 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11명의 펼치는 조직력의 힘을 믿고 상대가 누구든 당당히 부딪혔다. 전술 축구로 변모한 아시아 축구의 대변혁기에서 큰코다친 팀 중 하나는 바로 '체급'과 '이름값'의 힘을 굳게 믿었던 대한민국 대표팀이었다.

이 변화는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에서도 계속됐고, 대한민국이 A매치 역사상 처음 맞붙은 팔레스타인도 마찬가지였다. 대한민국을 상대로 팔레스타인은 무려 10개의 슈팅을 날렸고, 오프사이드로 기록되긴 했지만 골망을 한번 흔들기도 했다. 조현우의 선방 쇼가 없었다면 '상암 쇼크'가 벌어지기 충분한 실력을 선보였다.

90분 내내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본 이영표 KBS 축구 해설위원은 이제 아시아 축구는 상향평준화 됐다며 결코 만만한 상대는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연히 승점 3점을 따야 하는 첫 경기 그것도 홈경기에서 사실상 2점을 잃으면서 상당히 어려운 첫걸음을 내딛게 됐네요."

이영표 위원은 세부 전술의 준비 없이는 남은 3차 예선에서 쉽게 상대의 수비 조직을 깨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가지 발견한 건 중동 팀들의 수비 조직입니다. 앞으로 만나게 될 중동 팀들이 마음먹고 내려앉아서 적극적으로 수비할 경우, 우리가 상대 조직을 깨는 전술적 준비를 하지 못하면 3차 예선 내내 고전할 수 있겠다라는 걱정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이제 대한민국이 압도하는 경기는 많이 없을 것이라며, 주어진 2~3번의 공격찬스를 반드시 살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홈, 어웨이 상관없이 모든 3차 예선에서 내려서 있는 상대에게 90분 안에 득점 기회가 몇 차례 안될거라는 생각해야 합니다. 몇 차례 안 되는 기회에서 반드시 골을 넣어야 승점 3점을 가져올 수 있어요. 많은 찬스를 주지 않으려는 상대로부터 3, 4차례 생기는 기회를 얼마만큼 득점으로 연결하느냐가 숙제입니다."

'클린스만 사태'로 불릴 만한 아시안컵 쇼크에서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결국 '라볼피아나'를 앞세운 홍명보 표 전술 축구를 이식하기로 결정한 대한민국 축구가 시험대 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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