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축제가 열린 지난 주말, 세계 곳곳에서 유령 분장을 한 인파가 몰린 틈을 타 각종 테러가 일어났다. 멕시코와 미국에서는 총격이 일어나 각각 3명, 2명이 사망했다.
멕시코 무장 괴한, 토착 종교 행사 중 총격
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멕시코 당국은 전날 밤 과나후아토주 레온에서 무장 괴한이 연례 종교 행사 도중 총격을 가해 3명이 사망하고, 어린이 2명을 포함한 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여성 두명과 소년 한명으로, 토착 종교인 ‘산타 무에르테(거룩한 죽음)’의 사제였던 여성 사망자 한명은 해골 모양의 제단 앞에서 총을 맞고 즉사했다고 당국은 밝혔다. 나머지 희생자 두명도 이번 축제를 준비해왔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수사 당국은 오토바이와 승용차를 각각 타고 도주한 용의자들을 추적하고 있다.
멕시코 중부에 있는 과나후아토주는 마약 카르텔이 끊임없이 영역 다툼을 벌여온 지역이다. 살인 사건도 잦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는 지난해 이곳에서 3640명이 살해당한 것으로 집계했다.
산타 무에르테는 폭행, 총기 폭력, 살인 등으로부터 보호를 바라는 지역 주민들이 의지하는 종교다. 이 종교는 해골의 모습을 한 성녀를 숭배하며, 멕시코 ‘망자의 날’인 매년 11월1일마다 축제를 연다.
앞서 몇몇 멕시코 주정부는 귀신 분장을 한 인파가 거리에 모이는 ‘망자의 날’ 행사를 앞두고 보안 경계 수준을 높였다. 정부가 대규모 마약 카르텔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시날로아주에선 주 정부가 카르텔 조직원과 일반 시민의 신원을 구분할 수 없게 된다며 올해 망자의 날 얼굴 분장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는 1일 오전 1시쯤 핼러윈 거리 축제 도중 총격 사건 두 건이 일어나 2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AP통신은 핼러윈 분장을 한 수천명의 인파가 거리를 메운 상황에서 술집과 식당가에서 총격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사망한 두 남성이 25세와 19세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17세 용의자를 현장에서 체포하고 총기를 압수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단독 범행으로 보고 있으며, 이 용의자가 지난해 절도 혐의로 체포된 전과가 있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에릭 스미스 올랜도 경찰서장은 주법이 바뀌어 대부분의 시민이 허가 없이 총기를 휴대할 수 있게 되면서 그간 핼러윈 축제 때마다 해왔던 신체 검문을 할 수 없었다고 CNN에 말했다. 플로리다주는 탄약이 장착된 총기를 공공장소에서 휴대하기 전에 허가를 받도록 하는 주법을 지난해 폐지했다.
버디 다이어 올랜도 시장은 시내 유흥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향후 7일간 자정 이후에는 주류를 판매하지 못하도록 행정명령을 내렸다. 오전 1시부터 5시 사이에는 통행금지령도 내렸다.
독일 서부 마를에서는 핼러윈 기간 길거리에서 치안 업무를 보고있던 공무원들이 공격받았다.
dpa통신은 핼러윈 축제가 열린 지난달 31일, 후드 모자와 복면을 쓴 사람들이 경찰관과 소방관 등을 향해 돌을 던지거나 폭죽을 쏘는 등 난동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베르너 아른트 마를 시장은 자신이 경찰관과 나란히 서 있었을 때 폭죽이 자신을 향해서도 발포됐다고 말러자이퉁 신문에 말했다.
경찰은 괴한들이 가연성 물질이 쌓인 쇼핑카트를 현장에 끌고 왔으며, 현재까지 용의자 13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용의자는 14세에서 25세 사이의 청소년과 청년으로 조사됐다.
자우어란트쿠리어 등 독일 매체는 분장한 사람들이 몰려 혼란이 벌어진 틈을 타 젊은이들이 난동을 벌이는 사건이 매년 핼러윈 데이때마다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