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는 오직 나 자신"…해군 특수부대 SSU 훈련 체험기[김기자의 밀리터리 인턴]

2024-11-29

진해(경남)=김인한, 진해(경남)=김윤희, 진해(경남)=서은지 | 입력 : 2024.11.29 21:13

지난 12일 경남 진해 해군기지.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 중 하나인 해난구조전대(SSU) 장병들은 각종 훈련에 여념이 없었다. '바다의 재난'(해난·海難)이 생길 경우 언제든 거센 물결의 바다에 몸을 던져야 하는 임무 특성상 평시에도 기초체력 훈련 뿐 아니라 수중 생환훈련 등을 진행했다.

SSU는 해상 인명구조, 침몰 선박 인양, 조난 수상함·잠수함 구조 등 국가적 재난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부대다. SSU는 임무 특성상 강도 높은 훈련이 요구돼 지원자 절반 가량이 훈련 중 탈락한다고 한다. 최정예 특수부대원들로 추려진 전대(해군의 전통적 부대 단위)에는 장병 약 300명이 복무하고 있다.

SSU는 1950년 9월 해상공작대로 창설됐고 1954년 8월 해난구조대로 이름이 변경됐다. 이어 2018년 9월 특수전전단 예하 해난구조전대로 재창설됐다. SSU는 2002년 6월 제2연평해전에서 북한의 공격으로 침몰한 참수리 357호를 인양했고 2010년 3월 천안함 피격 당시에도 함정 인양과 순직 군인 구조 작업 등을 벌였다.

2014년 4월 세월호 침몰, 2019년 5월 헝가리 유람선 침몰 등의 작업에도 투입됐다. 지난해 6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해 발사한 우주발사체 천리마-1호의 잔해를 서해에서 인양하기도 했다. 지난 8일에는 제주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대형 선망어선 135금성호의 실종자 수색 작업 등을 벌였다.

무반동 턱걸이 8개, 윗몸일으키기 2분에 120개 등 한국 남자 상위 5%의 역량을 주장하는 본지 기자의 훈련 체험기. / 사진=유튜브 채널M

본지 기자는 SSU의 임무를 조명하기 위해 △SSU 특수체조 △스쿠바(SCUBA) 훈련 △생환훈련 △항공구조훈련(패스트로프 훈련) △해저 표면공급잠수체계(SSDS) 훈련 등을 체험했다.

훈련 시작은 심해잠수사가 되기 위해 갖춰야 할 체력·정신력을 증진하기 위한 '특수체조'부터 시작됐지만 대원들의 훈련 절반을 따라가기 힘들었다.

스쿠바 훈련은 수중 환경에서 수중 작업 숙달과 수중 탐색능력 강화를 위해 약 30㎏의 잠수장비를 착용하고 실시됐다. 마스크에 물이 들어오는 돌발 변수를 가정해 훈련을 실시했으나 어깨를 짓누르는 무게와 눈앞이 보이지 않는 '수중 공포'는 상상 이상이었다.

항공구조훈련은 헬기에서 해상으로 강하해 익수자를 구조하는 훈련으로 인간이 가장 큰 공포로 느끼는 10m 높이에서 진행됐다. 일반인 입장에선 공포였지만 SSU 대원들에겐 가장 기본적인 훈련이었다.

SSDS 훈련은 약 30㎏의 잠수헬멧을 착용하고 실제 바다에서 이뤄졌다. 바다 밑으로 내려가면 갈수록 높아지는 압력으로 귀를 포함해 온몸에 통증이 느껴졌다. SSU 대원들은 이처럼 기본 훈련을 어려움 없이 수행했다.

SSU 대원들은 헬륨과 산소를 섞은 혼합기체를 이용할 경우 91m까지 잠수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심해구조잠수정(DSRV)을 활용하면 수심 500m에 있는 잠수함을 들어 올릴 수 있다. 수중무인탐사기(ROV)를 쓰면 최대 3000m 해저까지 탐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현장에서 만난 SSU 대원들은 "한계는 오직 나 자신"이라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 대원들만이 SSU에 남아 있다"고 했다. 이상원 원사와 하민철 상사는 그동안의 임무를 언급하며 "밤낮 상관없이 계속 작전에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가장 위험하고 힘들지만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가장 보람 있는 순간으로 남는다"고 입을 모았다.

황재진 대위는 SSU 입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다는 의지 하나만 있다면 필요한 요소들은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며 "누구든지 의지만 있다면 도전해볼 만한 곳"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방부의 국방백서에 따르면 최근 30여년간 북한의 대남 국지도발 횟수는 총 619건으로 그 중 해상도발이 496건(80.1%)이다. 우리 해군 병력(4만1000여명·해병대 제외)과 주요 전력은(140여척) 일본, 중국 뿐 아니라 북한에도 크게 뒤처져 있다. 우리나라는 바다가 3면으로 해군 병력과 전력 증강이 중요하다.

본지 기자가 경남 진해 해군기지를 찾아 해난구조전대(SSU) 특수체조 훈련을 경험했다. '팔 벌려 높이뛰기' 100회를 지시받고 허탈해 하는 모습. / 사진=유튜브 채널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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