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특별사면 후 왕성한 정치 활동을 보이는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더불어민주당 일각의 자숙 요구에 대해 “저를 위한 고언이라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당의 창당 주역으로 공백기가 있었다. 역할을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예정된 정치 행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조 원장은 24일 부산 중구 부산민주공원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자숙을 요구하는) 그런 말씀들을 다 받아안으며 제 길을 가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조 원장이 참배한 부산민주공원은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창당 선언을 한 곳이다.
그는 윤석열 정권의 조기 종식, 조국혁신당의 의석 10개 확보 및 원내 3당 등 창당 때 목표를 언급하면서 “창당 선언 때 했던 약속 중 두 가지가 이뤄졌다”고 그간의 성과를 자평했다. 그러면서 “더 남은 과제가 있다”며 “제가 어떤 일을 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국민께 저의 쓰임과 효용이 있다면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 몸을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 또는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출마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는 해석이다.
참배를 마친 조 원장은 같은 날 오후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문 전 대통령과 함께 자신의 정치 여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다시 만날 조국’을 함께 관람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정부 민정수석실에서 함께 근무했던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과 최강욱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이 함께 했다.
조 원장 측은 “오늘 자리에서 정치적 사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며 “이 예방 일정이 민주당에 불편함을 끼치는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활발한 조 원장의 활동을 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불편한 반응을 보이는 시각이 여전히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의 지지율 하락 국면에 조 원장이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활동이 중도 지지층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해석이다. 특히 민주당의 ‘견제구’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조 원장을 중심으로 한 조국혁신당이 범여권 정치 지형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반영돼 있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조 원장의 호남 지역 행보를 분석한 한 언론사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조국 전 대표께 요청드린다. 신중하셔야 한다. 성급하면 실패한다”고 썼다. 그는 “조국혁신당이 호남 지선에서 민주당과 경쟁을 준비한다며 조 전 대표가 호남 투어를 계획한다는 기사는 흥미롭다”며 “소탐대실로 호남에서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몇석을 확보한다고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 광역단체장도 출마시킨다면 언론은 분열로 분석하리라 판단한다”고 말했다.
앞서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라디오 방송에서 “많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며 “조금 신중한 행보를 하시는 게 좋겠다”고 했다. 같은 당 강득구 의원은 “조국 전 의원을 면회하고 누구보다 앞장서서 사면을 건의했던 당사자로서 지금의 모습은 당혹스럽다”며 “조금 더 자숙과 성찰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