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원대 톡신' 등장에 수익성 급랭···휴젤, 체질 개선 시그널

2025-11-05

'1만원대 톡신' 등장으로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수익성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시장 1위 휴젤도 체질 개선을 서둘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휴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05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4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2% 감소했다. 컨센서스(증권가 실적 추정치 평균)에 비해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19% 낮았다. 특히 영업이익 감소는 주력 시장 내 가격 하락 압력이 수익성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에 한정하면 상황은 더 뚜렷하다. 올해 3분기 휴젤의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 하락한 반면 해외 매출은 12% 증가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국내 매출 하락 여파로 보툴리눔 톡신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 하락했다.

국내 톡신 시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 품목만 30종이 넘는 과포화 상태로 진단된다. 국내 인허가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신규 업체가 빠르게 진입했고, 가격 인하와 판촉 경쟁이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 일부 제품은 할인 경쟁으로 가격이 급격하게 떨어져 최근 의료기관 납품가가 1만원대 초반까지 내려간 상태다.

가격 인하는 단기적으로 매출을 높일 수는 있지만, 산업 전반에는 구조적 부담을 키우는 부작용을 초래했다. 휴젤의 경우 톡신 단가 경쟁이 심화하면서 함께 묶음 판매되던 국내 필러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50% 감소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적 반등 요인으로 기대를 모으던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의 의료관광 효과도 시술단가 하락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시장 외형은 성장해도 수익성은 약화하는 흐름이 짙어지며 업계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흐름은 한계에 도달했고, 산업 전반이 기술 혁신과 글로벌 진출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젤은 현재 E타입 톡신인 'HG401'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E타입 톡신은 현재 상용화 된 A타입 톡신보다 효과 발현이 짧은 것이 특징인 차세대 톡신으로 아직 상용화 된 제품이 없다. A타입과 단백질 구조 자체가 다른 데다가 치료 목적 적응증 확장 등에 강점을 갖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미국 내 보툴리눔 톡신 연구 전문기업과 균주 도입 및 개발 협력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2분기 기준 4705억원의 현금성 자산(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을 보유하고 있고, 총 차입금은 251억원에 불과해 연구개발(R&D) 자금은 충분한 상태다.

휴젤은 또 글로벌 사업에서는 여전히 성장 여력을 보이고 있다. 3분기 톡신과 필러 합산 수출 비중은 80%에 달했으며, 두 품목 3분기 해외 매출은 726억원으로 11% 성장했다. 특히 글로벌 빅4 시장(미국·중국·유럽·브라질) 비중은 전체 매출의 약 45%를 차지했다.

품목별 3분기 매출을 살펴보면 톡신은 602억원, 필러는 302억원으로 나타났다. 화장품(웰라쥬, 바이리즌BR 등)의 경우 전년비 65% 급증한 14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톡신과 필러 합산 매출이 국내에서는 39% 하락한 반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북남미에서는 각각 17%씩 상승했다. 주요 품목의 경우 국내 매출 하락을 글로벌 매출 신장으로 방어한 모양새다.

실제로 휴젤은 글로벌 사업에 역점을 두고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 수석 부사장·엘러간 에스테틱스메디컬 글로벌 총괄 사장 출신인 캐리 스트롬을 글로벌 CEO로 선임하고, 보령 출신 장두현 대표를 영입해 글로벌·국내 사업을 병행하는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리더십 전환을 통해 휴젤 미국 사업 성과를 본격화하고, 북미 지역을 필두로 한 세계 시장 확장 전략을 강하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현재 보툴리눔 톡신으로는 69개국, 필러로는 53개국에 진출했다. 특히 지난해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 50유닛과 100유닛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한 후 올해 세계 전체 톡신 시장의 50% 이상인 미국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시장조사업체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미국 톡신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47억4000만달러(약 6조8597억원) 수준이다.

휴젤 관계자는 "국내 에스테틱 시장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보툴리눔 톡신과 HA필러 등 대표 품목의 글로벌 시장 선전과 화장품 부문 성장에 힘입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면서 "최근 장두현 한국 CEO 취임에 이어 글로벌 CEO를 추가 선임하며, 특히 미주 지역 중심의 성장을 본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