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문화, 유행을 넘어 ‘텍스트힙’의 지속 가능성 모색 필요

2025-09-14

종이책 중심 독서율 증가했지만 영상 소비에 밀려

행사 중심 확산을 넘어 일상 속 독서 체제 구축 필요

텍스트힙(Text Hip, 책을 읽는 행위가 멋지다는 신조어) 열풍에 최근 책 관련 행사와 산업이 부흥을 맞고 있다. 이 같은 열풍이 단기적으로 그치지 않도록 독서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전북에서도 전주독서대전, 군산북페어와 같이 책 관련 행사는 성행하고 있지만, 그동안 고착화됐던 출판 지형과 순수문학 수요 감소 등으로 출판시장에는 책 행사로 인한 낙수효과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은 여전히 영상 플랫폼 시청 시간의 3분의 1 수준에 머물러, 책 읽기 문화의 뿌리 내림에는 여전히 과제가 산적해 있다.

최근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 출판독서정책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독서문화 통계’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가운데 87.8%가 지난 1년간 종이책과 전자책 등 출판 콘텐츠를 한 번 이상 읽거나 들었다고 답했다.

매체별로 보면 종이책 독서율이 80.4%로 가장 높았고, 웹툰(41.4%), 전자책(37.5%), 잡지·웹진(34.9%), 웹소설(27.3%) 등이 뒤를 이었다. 1인당 연평균 독서량은 종이책 5.4권, 전자책 1.4권, 웹소설 35.7화, 웹툰 42.8화로 집계됐다.

하지만 독서 시간이 영상 시청 시간에는 크게 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인의 하루 평균 독서 시간은 평일 53분, 휴일 1시간 13분에 불과했으나, 동영상 플랫폼 시청 시간은 평일 2시간 29분, 휴일 3시간 35분으로 조사됐다. 휴일 기준으로 영상 소비가 독서의 3배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책 관련 전문가들은 이벤트만 양산하는 행사가 아니라 실제 독서문화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는 논의도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책을 통해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단순한 소비로만 끝내는 것이 아닌 출판업계 전반에 대한 이야기와 순수문학과 관련한 심도 깊은 논의까지 펼쳐질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주의 동네책방 ‘잘익은언어들’의 이지선 대표는 “북페어가 활성화되면서 독자 저변이 넓어지는 건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면서도 “하지만 그 분위기가 오프라인 서점까지 분위기기 이어지지는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독서대전이나 북마켓이 ‘재밌다’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동네 서점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며 “꾸준히 책을 읽는 문화 형성이 될 수 있어야 하고, 정책적으로도 변화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전주독서대전 등 현재 지역에서 열리고 있는 북페어의 역할과 가치를 낮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과거에 비해 시민들의 독서문화 인식이 높아지고 책이라는 콘텐츠의 가치를 볼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종민 전북대 명예교수는 “책이 예전보다 안 팔리는 건 초조할 일은 아니다. 행사나 정책 자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출판사나 저자의 입장이다”면서 “전주의 도서관 정책이나 전주독서대전과 같은 책 행사는 지역의 독서문화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독자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이자 즐거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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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출판 #텍스트힙

박은 parkeun9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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