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67개 법정기금의 벤처투자 의무화를 추진해 '벤처투자 40조원' 시대를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또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강화와 '제조업 AI전환(AX)'을 임기 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성숙 중기부 장관은 2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취임 30일 기자간담회에서 “벤처투자가 안정적 성과를 보여온 만큼, 연기금과 퇴직연금 출자를 확산해 제도화로 연결하겠다”며 “연기금투자풀을 통한 첫 출자는 의미 있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중기부는 연기금투자풀 내 벤처투자를 위한 별도 통합펀드를 신설하고, 무역보험기금을 통해 모태펀드와 총 400억원을 첫 출자했다. 실제 모태펀드는 지난 20년간 평균 8%, 최근 5년간 1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해 안정성이 입증됐다.
현재 67개 법정기금 가운데 매년 꾸준히 벤처투자에 참여하는 곳은 국민연금이 사실상 유일하다. 중기부는 이번 무역보험기금의 첫 출자를 계기로 모태펀드와의 공동 출자 및 리스크 헤지 장치를 마련해 다른 연기금 참여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등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법정기금 투자 의무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한 장관은 취임 이후 지난 한 달간 '정책현장투어'를 13차례 진행하며 현장과 소통해 왔다고 소개했다. 단순히 애로를 청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 개선으로 적극 연결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현장 의견을 바탕으로 '사회안전망 강화'를 임기 내 최우선 과제로꼽았다. 한 장관은 “폐업이나 실직 이후 재기가 가능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며 “소상공인뿐 아니라 중소기업·벤처·스타트업까지 아우르는 통합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AX 전환도 주요 과제다. 스마트공장 보급 확대와 K-뷰티 등 유망 산업 육성을 통한 수출 확대, 상권르네상스 2.0을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도 추진한다.
소상공인 지원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분류 기준 개선도 예고됐다. 그는 “1인 기업이 전체 사업자의 76%를 차지하는 등 변화가 빠르지만 현 제도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데이터 기반으로 소상공인 유형을 세분화해 맞춤형 정책을 설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납품대금 연동제 확대, 한국형 증거개시제도 도입 등을 통해 기술탈취를 근절하고 공정한 기업 생태계 조성에도 나선다.
한 장관은 민간 디지털 혁신 전문가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데이터 기반 혁신도 강조했다. 외부적으로는 지원사업 신청 서류 간소화, 행정정보 연계 강화, AI·빅데이터 기반 기술평가모델 도입, 중소기업 통합플랫폼 구축 등을 통해 기업 편의를 높인다. 내부적으로는 기업정보·보고서 등 각종 데이터를 통합 DB로 구축하고 생성형 AI를 접목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는데 활용한다.
한편 한 장관은 오는 9월 열리는 동행축제와 9월 1~5일 제주에서 열리는 APEC 중소기업 장관회의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