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금기라더니"…북한TV, 대놓고 신상 스마트폰 '마두산' 광고, 무슨 일?

북한 TV가 ‘손전화기 사용법’ 방송을 통해 신형 스마트폰을 사실상 광고처럼 노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선중앙TV는 이달 21일 ‘손전화기 사용에서 알아야 할 점들’이라는 제목의 방송에서 “손전화기는 우리의 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기호품”이라고 설명하며 스마트폰 사용 시 전자파 노출을 최소화하는 법, 눈 피로를 줄이는 화면 밝기 조절, 배터리 충전 유의사항 등을 소개했다.

하지만 방송은 단순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았다. 프로그램 전반에 걸쳐 ‘마두산’ 브랜드의 접이식(폴더블) 스마트폰 외관을 확대해 보여주는 장면이 반복됐고, 제품의 앞뒷면과 카메라 구성을 상세히 보여주는 등 실제 상업 광고에 가까운 연출을 선보였다.

해당 방송은 지난 18일에도 같은 형식으로 반복됐다. 당시에는 “충전은 80%까지만"이라는 배터리 수명 관련 정보와 함께 스마트폰 외형이 집중적으로 노출됐다. 전면 듀얼 카메라, 후면 트리플 또는 쿼드 카메라 등 고급 사양의 기기들도 눈에 띄었다.

북한에서는 중앙TV가 2000년대 후반부터 개성고려인삼, 대동강 맥주, 평양의 옥류관 등 일부 식음료 및 음식점을 가끔 소개한 적은 있으나, 광고 자체를 ‘비사회주의적 요소’로 간주해 상시 노출은 자제해 왔다. 이런 맥락에서 특정 브랜드 스마트폰을 정면으로 다룬 방송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방송이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내부 시장 내 일정한 구매력을 갖춘 계층을 겨냥한 전략적 브랜드 홍보의 일환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크림슨센터의 마틴 윌리엄스 연구원이 발표한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약 650만~700만 명으로 추정된다. 최근 2년 새 유통 중인 스마트폰 종류도 2배가량 늘었으며, 현재 약 10곳의 북한 업체가 스마트폰과 피처폰을 제작 및 유통 중이다. 이들은 대부분 중국 OEM 제품에 북한 업체의 브랜드를 입혀 판매하는 방식이다.

또한 북한산 스마트폰은 단순한 전자기기가 아니다. BBC등 외신에 따르면 북한 스마트폰은 ‘South Korea(대한민국)’를 자동으로 ‘꼭두각시 국가(puppet state)’로 바꾸는 필터링 기능, 일정 시간마다 사용자의 화면을 캡처해 숨겨진 폴더에 저장하는 감시 기능 등이 내장돼 있다.

이 같은 정황은 북한 당국이 스마트폰을 소비재이자 감시 장치, 동시에 선전 도구로 활용하는 복합 전략을 추진하고 있음을 시사한다.